유심 한 개로 ‘카톡’ 계정 5개…범죄 악용
[앵커]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가며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유심 하나로 여러 개의 번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2만 개 넘는 계정을 만들어 수십억 원을 챙겼는데요.
이렇게 판매된 계정들은 각종 범죄에 악용됐습니다.
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누군가 거리에서 지나는 학생들에게 음료를 권합니다.
[학생/음성변조/지난 4월 6일 : "집중력 향상 음료라면서 나눠주고 조금 시음하면서 '한 줄 평' 써달라고 하고..."]
음료에 들어있었던 건 다름 아닌 마약.
이걸 모르고 마신 학생들의 정보를 얻어내 부모를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려 한 신종 범죄였습니다.
부모를 협박할 때 연락한 카카오톡 계정은 돈을 주고 산 다른 사람의 계정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렇게 범죄에 악용된 계정을 팔아온 15개 조직, 일당 60명을 붙잡았습니다.
2021년부터 2년간 휴대 전화 번호를 여러 번 바꾸는 식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었는데, 특히 알뜰폰은 신분 확인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유심 하나로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변호 변경과 이중 번호로 전화번호를 5개까지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카카오톡 계정 2만 4천여 개를 만든겁니다.
계정 한 개에 2만 5천 원에서 3만 원, 챙긴 돈이 22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총책 12명을 구속하고, 범죄 수익금 중 14억여 원을 환수했습니다.
[이재홍/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 "'카카오톡 계정을 남에게 양도하는 행위가 불법이 아니다'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엄연히 불법이고 범죄행위입니다."]
또 카카오톡이 쓰인 전화사기 피해신고 509건도 수사를 펴고 있습니다.
경찰은 여전히 휴대전화를 바꾸더라도 카카오톡 계정은 명의를 도용해 사용할 수 있고, 이것이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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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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