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한 풀 절호의 기회, 허망하게 날려버린 KT 박병호[KS]

권혁준 기자 2023. 11. 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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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무관'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번에도 놓쳤다.

더구나 자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했으니 그 아쉬움과 허망함은 누구보다도 클 수밖에 없었다.

KT의 모든 선수들이 아쉽겠으나 그 중에서도 박병호의 마음은 특히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홈런왕과 최우수선수(MVP), 메이저리그 진출 등 많은 것을 일군 그였지만 우승 타이틀이 없다는 것은 유일한 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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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로 줄곧 나섰으나 5경기서 18타수 2안타 빈공
2차전 아쉬운 수비 이어 5차전엔 실책 2개로 찬물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kt 박병호가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데뷔 이후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무관'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번에도 놓쳤다. 더구나 자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했으니 그 아쉬움과 허망함은 누구보다도 클 수밖에 없었다. KT 위즈의 4번타자 박병호(37)의 이야기다.

KT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LG 트윈스와의 5차전에서 2-6으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준우승했다.

2021년 창단 첫 우승 이후 2년만의 우승을 노리던 KT는 'V2'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KT의 모든 선수들이 아쉽겠으나 그 중에서도 박병호의 마음은 특히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KT로 이적해 2021년 첫 우승의 기쁨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이전 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에서도 2014년과 2019년 등 두 차례 준우승이 전부였다. 개인적으로는 홈런왕과 최우수선수(MVP), 메이저리그 진출 등 많은 것을 일군 그였지만 우승 타이틀이 없다는 것은 유일한 흠이었다.

그랬기에 누구보다 절치부심했을 그였지만, 애석하게도 포스트시즌 내내 박병호는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LG 김현수가 3회말 1사 3루에서 kt 1루수 박병호의 땅볼 실책으로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리버스 스윕'의 기적을 쓰는 동안에도 타율 0.200에 2루타 한 개, 1타점에 그쳤던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계속 부진했다.

1, 2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에 단 한 번의 출루도 하지 못했다. 3차전에선 5회말 첫 안타를 친 뒤 8회말 극적인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렸지만, 팀이 다시 역전패하며 빛이 바랬다.

이어진 4, 5차전에서 박병호는 또 침묵했다. 4차전에선 2타수 무안타 1볼넷, 5차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1볼넷이었다.

한국시리즈 5경기 도합 성적은 18타수 2안타(0.111)였다.

여러차례 그 앞에 찬스가 걸렸지만 전혀 해결해주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이 끝까지 '4번타자'로의 믿음을 거두지 않았지만 박병호는 끝내 한 번도 팀의 승리에 기여하지 못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kt 박병호가 1회말 무사 LG 홍창기의 1루수 땅볼 때 송구 실책을 범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수준급 수비'를 뽐내던 1루 수비 역시 이번 시리즈에선 허술했다. 2차전에선 선상 수비를 하고도 오지환의 안타를 막지 못하며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그간 박병호의 수비 능력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컸다.

급기야 5차전에선 1회와 3회 두 차례나 실책을 범하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긴 이닝 소화가 필요했던 선발투수 고영표는 결국 5회를 채우지 못했고, '배수의 진'을 쳤던 KT도 허무하게 패했다.

타석에서의 부진에 더해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만 37세. 이제는 전성기에서 지난 나이임엔 틀림없다. 그렇다 해도 이번 시리즈에서의 박병호의 모습은 아쉬움이 컸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부담감으로 작용했기 때문일까, '에이징커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일까.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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