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 찬스인가, 2점 찬스인가, 3점 찬스인가···LG는 그때마다 3점을 냈다[KS 리뷰]

LG 박해민이 13일 잠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4회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한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안타는 나왔다. 볼넷도 나왔다. 그러나 2회까지는 0-0 투수전. 13일 한국시리즈 잠실 5차전에서 3회말 LG가 다시 기회를 잡았다. 8번 문성주가 중전안타로 무사에 출루했다.

타순은 9번 타자 신민재. 선취점이 굉장히 중요한 경기인 만큼 100% 가깝게 희생번트 사인이 나올 상황. 신민재는 번트 자세를 거듭 취했다. 그런데 KT 선발 고영표는 주자에게 쉽게 2루를 주지 않고 싶어했다. 번트 대기 어려운 코스로 직구를 연이어 찔렀다. 그렇게 신민재를 압박하는 사이 볼카운트 3-0이 됐고, 가운데를 보고 던진 4구째 직구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그렇게 무사 1·2루. 이어 나온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KT로서는 1사 2루 위기가 될 상황이 1사 2·3루가 된 셈. LG 입장에서는 평범한 찬스를 빅 찬스로 키울 기회를 맞았다. 곧바로 2번 박해민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치면서 LG는 선취 2득점을 했다. 박해민의 3루 도루에 이어 3번 김현수가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는 사이 3점째를 뽑았다.

3승1패로 1승만을 남겨둔 가운데 벌어진 5차전에서 초반 3점은 굉장히 컸다. KT는 끝까지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LG는 1,2점 찬스에서 3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였다. KT는 1,2점으로 막을 위기에서 3점을 내주며 승기를 놓치는 아쉬움을 반복했다.

LG 박해민.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10일 수원 3차전에서도 7-5이던 9회초 2사 1루에서 KT 투수 김재윤은 4번 오스틴 딘을 볼카운트 1-2로 몰고도 끝내 승부를 하지 못하고 볼넷을 내주며 결국 결승 3점포를 맞는 판을 깔아줬다. 설령, 오스틴에게 홈런을 맞았어도 동점으로 끊으며 9회말 반격 기회를 맞거나 연장 승부가 가능했으나 5번 오지환 타석까지 흐름이 넘어가며 최악의 결과인 3점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LG로서는 불펜 카드를 서둘러 꺼내 연장 승부가 마땅치 않은 날이기도 했다.

이날 5차전도 3회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았으면 흐름이 몇번은 달라질 수 있었으나 3실점으로 시종일관 끌려가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