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정수빈 ‘슈퍼캐치’에 당한 LG, 박해민 ‘플라잉 캐치’로 한풀이[KS5 승부처]

안승호 기자 2023. 11. 1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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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이 13일 한국시리즈 잠실 5차전에서 4회 몸을 날려 적시타를 막아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LG 박해민이 13일 한국시리즈 잠실 5차전에서 4회 몸을 날려 적시타를 막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승부수’를 굉장히 서둘러 꺼냈다. 13일 한국시리즈 잠실 5차전, 1승3패로 몰려있던 KT는 3회 3점을 먼저 내주면서 초반 흐름을 빼앗겼다.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 2사 1·2루 기회를 맞자 9번 정준영 타석에서 이번 시리즈 ‘필승 대타’ 카드인 김민혁을 내세웠다.

지난 4차전까지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있던 김민혁은 LG 선발 케이시 켈리와 마주한 가운데 이번에도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렸다. 초구 커브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냈다. 타구는 좌중간을 향했다. 2루주자를 불러들일 만한 지점에 떨어질 듯했다.

그러나 LG 중견수 박해민은 원바운드로 타구 처리를 하는 대신 그대로 몸을 날렸다. 그라운드에 떨어지려는 타구를 어렵게 글러브에 담아냈다. 박해민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마치 끝내기 홈런이라도 친듯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강렬한 세리머니를 했다.

박해민은 이른바 ‘슈퍼 캐치’로 KT의 추격을 막아냈다. 몸을 던지는 ‘플라잉 캐치’로 실점을 삭제했다.

LG의 가을야구에서 이따금 보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LG는 그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가을야구 두산과 만남에서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앞으로, 또 옆으로 몸을 던지는 ‘플라잉 캐치’에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렸던 2013년 플레이오프 두산전에서 정수빈의 호수비에 공격의 맥이 번번이 차단됐고,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2021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을 만나 정수빈의 슈퍼 캐치에 고개를 숙였다. 외야 공간이 특히 넓은 잠실 경기에서는 유난히 두드러져 보인 대목이었다.

LG가 2022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중견수 박해민을 영입한 것은, 일면 가을야구 두산전 기억 때문이기도 했다. 박해민은 중견수 수비 범위로 정수빈과 톱을 다툰다.

박해민은 LG가 그를 최고 영입할 당시 기대했던 장면을 현실 세계로 가져왔다. 잠실구장에 LG팬이 가득 모인, 가장 결정적인 날 외야에서 멋지게 날았다. LG가 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5차전 초반 흐름을 완전히 가져간 승부처였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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