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무호응에 속 끓는 인요한 “그냥 우유 마실래 매 맞고 마실래”
장제원 향해 “잘 결정할 것”
일부 “호응해야 혁신에 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사진)은 13일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들이 자신의 ‘희생’ 요구에 호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그냥)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이런 입장”이라며 압박했다. 정작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날도 권고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불출마·험지 출마) 안 해서는 안 된다. 제가 누구 말을 듣고 후퇴하거나 그럴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또 “역행하는 사람도 있다”며 “지역구에 그냥 조용히 출마하겠다는 그런 말들이 좀 나오고 있다. 그런 건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버스 92대 4200명 회원이 함께한 산악회 행사를 한 장제원 의원도 역행하는 사람에 들어가는 건가’라고 묻자 “(무슨) 행동인지 솔직한 얘기로 모르겠다”며 “잘 결정하리라고 본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앞서 윤핵관인 장 의원은 지난 11일 대규모 지역 산악회 활동을 알렸는데 인 위원장의 권고에 사실상 거절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월권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지난주에 국회에 나와서 스스로 많이 변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며 “혁신위원장 자리에서, 아랫목에서 큰 사람이 대통령님 위에 올라가서 이래라저래라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많이 아파하고 있다. 많이 분노에 차 있고 많이 힘들어한다”며 “(신당은) 100% 미지수라고 믿고 싶고 조금 재고해달라고 지금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당 최고위에서는 이날도 불출마·험지출마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누구를 압박하고 잘라낸다고 될 일이 아니라 본인들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지도부 내에서도 인 위원장의 요구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나왔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비공개 회의에서) 혁신위 안들에 대해 우리가 조금 더 호응해주는 모습을 보여야 힘이 실리지 않겠냐는 얘기는 있었다”고 전했다.
공개 요구도 나오기 시작했다. 성일종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이 혁신안에 답할 차례”라고 했다. 이정현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힘을 발휘했었던 사람, 힘이 있었던 사람들이 헌신하고 희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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