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주마는”…이유없이 1200% 급등락, 도박이야 코인이야
묻지마 투자에 롤러코스터
국내 코인 커뮤니티엔 최근 이런 글들이 오전 9시를 앞두고 대거 올라온다. 글에 딱히 논리는 없다. 시가총액이 작은 코인 중에 아직 크게 상승하지 않은 코인 하나를 그냥 홍보하는 셈이다. 본인이 구매했으니 급등해달라는 일종의 ‘기우제’다.
코인시장은 국내 기준 오전 9시에 일봉이 바뀐다. 비트코인이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모여들어 시장에 자금이 풍부한 상승장에선 이 시간대에 수급이 몰리는 일부 종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 2017년, 2019년의 상승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중 일부 코인은 실제로 급등한다. 이유는 없다. 당연히 종국에는 급락한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크게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도박장인 셈이다.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3090원에 불과했던 코인 ‘가스(GAS)’는 이달 10일 최고 4만150원까지 올랐다. 3주간 약 1199% 오른 셈이다.
가스는 글로벌 거래량의 59.8%가 업비트에서 나오는 사실상의 ‘김치코인’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스의 지난 24시간 글로벌 거래량은 1조5764억원인데 그중 9431억원 가량이 업비트에서 나왔다.
가스(GAS)는 네오(NEO)와 함께 네오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두가지 코인 중 하나다. 네오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가 이뤄질 때 수수료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가스는 지난 2017년에 나온 아주 오래된 코인이다. 최근들어 특별한 이벤트는 없다. 급등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셈이다.
지난 주말 코인커뮤니티엔 손실 인증글이 올라왔다. 한 투자자는 “이런게 사기 아니냐. 금감원은 뭐하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코인판에선 아무도 그를 위로하지 않는다. 다음 급등주를 찾아가기 바쁘기 때문이다.
코인업계에선 도박장 같은 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니 상장지수펀드(ETF)등 확실한 호재가 있는 비트코인이 아닌 잡코인 투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코인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잡코인 중 일부는 매우 오래된 프로젝트로 개발 조차 잘 안되고 있는 프로젝트도 많다”면서 “유망한 코인을 선별하기 어렵다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심리는 이미 탐욕 단계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의 자료를 보면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72점(탐욕)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 74점(중립)과 비슷한 수준으로 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얘기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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