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설명불가 ’놀면뭐하니’→’최강야구’ 화제만 ‘미우새’ 급 [Oh!쎈 이슈]
[OSEN=박소영 기자] 시청률 성적표만 보면 폐지 고려 대상인데 그럴 수가 없다. 단순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화제성과 인기가 체감적으로 확실히 느껴지기 때문. 편성 시간, 타깃 시청층의 소비 패턴 등 다양한 요소가 불리하지만 입소문 만큼은 뜨거운 화제의 예능들이 여기 있다.
#놀면뭐하니?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무한도전’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보물 같은 존재다. 초반에는 유재석의 1인 부캐쇼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유고스타-유산슬-라섹-유르페우스-유DJ뽕디스파뤼-닭터유-유두래곤-지미유-카놀라유-유야호-유팔봉 등으로 이어진 유재석의 유니버스 세계관은 흥미로웠다.
덕분에 유재석은 2020년과 2021년 연속해서 MBC 방송연예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렇게 ‘놀면 뭐하니?’가 화려한 부활 신호탄을 터뜨리는가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김태호 PD가 프로그램에서 빠지고 제작진이 교체되며 다시 하락세를 겪고 말았다. 김태호 PD, 박창훈 PD가 차례로 떠나고 현재는 2015년 MBC 입사 동기인 장우성 PD와 김진용 PD가 투톱 체제를 이루고 있다.
멤버도 잦은 변화를 꾀했다. 유재석 혼자로 시작했던 시기를 거쳐 정준하, 신봉선, 하하, 미주, 박진주, 이이경까지 함께 했던 다인원 구성에서 이젠 새 멤버 주우재가 합류해 유재석, 하하, 미주, 박진주, 이이경, 주우재 6인 체제로 개편됐다. 워낙 기대가 큰 만큼 시청자들의 참견은 여전하지만 새롭게 음원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멤버들이 제일 잘하는 것들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시청률 면에서는 여전히 아쉽다. 3~4%대 시청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14일 방송으로 4.8%(닐슨코리아 기준)를 찍으며 반등에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지난 4일 방송에선 다시 3.7% 시청률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럼에도 ‘놀면 뭐하니?’의 화제성은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유느님’ 유재석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한 ‘놀면 뭐하니?’는 MBC의 대표 예능임이 분명하다.
#홍김동전
KBS 2TV ‘홍김동전’은 참 신기한 예능이다. 시청률은 초라하지만 온오프라인에서 반응은 뜨겁다. 방탄소년단 지민과 빅뱅 태양이 팬이라며 게스트로 출연했고 프로듀서 라도가 빌보드를 겨냥하며 이들의 프로젝트 그룹에 ‘네버’라는 명곡을 선물했다. 홍진경, 김숙, 장우영, 주우재, 조세호는 매회 유쾌한 분장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고 각종 게임과 동전 던지기 미션으로 다양한 웃음을 안기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12일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0.8%까지 내려갔다. 언밸런스의 데뷔를 앞둔 홍진경, 김숙, 장우영, 주우재, 조세호의 추가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 과정이 담겼는데 독한 분장과 콩트 없이 멤버들의 티카타카만으로도 충분히 웃겼다. 시청률 수치가 쉽게 이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아무리 ‘홍김동전’이 시청률 1%대를 찍어도 시청자들이 이들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오로지 웃음 때문이다. 밑도 끝도 없이 홍진경의 평창동 집이 240평이라고 몰아가는가 하면 장우영이 김숙의 캠핑 텐트에서 속옷을 훔쳐갔다고 몰아가는 멤버들의 케미는 ‘대환장’ 그 자체다. 입담이면 입담, 몸개그면 몸개그, 분장이면 분장 다 되는 멤버들이기에 지난 2일 방송이 2.1%라는 깜짝 시청률을 기록했을 터다.
이와 관련해 연출을 맡은 박인석 PD는 지난달 OSEN과 전화 인터뷰에서 “내부에 데이터 분석 부서가 있는데 유일하게 ‘홍김동전’은 시청률과 다른 지표들이 정반대라고 하더라. 손쉽게 확인할 지표가 시청률이라 그걸로 평가 받는 게 속상하지만 다른 쪽으론 많은 사랑 받고 있다는 걸 멤버들도 제작진도 느끼고 있다. 시청률이 이 지경인데 KBS에서 1년 넘게 ‘홍김동전’을 내버려두는 건 이유가 있지 않을까(웃음). 그래도 시청률이 올라서 보답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최강야구
JTBC '최강야구’는 월요일 늦은 시간까지 전파를 타는 핸디캡 때문에 폭발적인 시청률 수치는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직관 때마다 인기를 여실히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1차 직관 데이 때 1차 판매분 약 5천 장이 1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2차 직관 티켓 역시 마찬가지. 프로야구 시즌 중임에도 그에 못지않은 야구 열기가 ‘최강야구’를 들끓게 했다.
이 기세는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심지어 지난달 26일 진행된 2023시즌 다섯 번째 직관 경기 티켓이 이변없이 매진됐다. 이전 직관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티켓 오픈 즉시 매진으로, 7연속 '완판'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동시접속자 수도 16만 명. 시청률 2~3%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높은 화제성이다.
무엇보다 ‘최강야구’는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앞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강야구’ 출신 투수 정현수, 내야수 황영묵, 고영우는 각각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유일하게 지명되지 못한 원성준 또한 키움 히어로즈의 부름을 받아 육성선수로 입단한 상태다.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3번째 최다 관중을 기록했는데 일각에서는 ‘최강야구’ 덕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장시원 PD는 OSEN과 인터뷰에서 “프로야구는 프로야구를 흥행시키기 위해 노력한 많은 분들의 공이라고 생각한다. ‘최강야구’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기여 했으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먹찌빠
지난달 8일 첫 방송된 SBS 파일럿 예능 ‘먹찌빠’는 ‘내 몸도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외치는 ‘덩치들’이 팀을 나눠 진행하는 게임 버라이어티다. 서장훈, 박나래, 신기루, 이국주, 풍자, 나선욱, 이호철, 최준석, 이규호, 신동이 5:5로 팀을 나눠 미션 대결을 펼치는데 포인트는 무조건 자신의 몸무게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름 그래도 ‘먹자, 찌지도 빠지지도 말고’의 정신이다.
먹방 예능이 주전공인 이들을 모아놓고 마실 것과 음식을 마음껏 제공하되 살을 찌워도, 빼도 안 된다니 참신한 기획이다. 그저 먹기만 하거나, 음식을 참는 그림은 타 예능에서 많이 봤지만 팀별 몸무게를 유지해야 한다는 룰은 멤버들에게나 시청자들에게나 신선했다. 이들은 하루종일 몸을 쓰며 웃기고선 배불리 먹거나, 몸무게를 위해 참는 등 체중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사실, 뚱뚱한 연예인들은 대중의 비호감도가 높았던 바. ‘먹찌빠’ 출연진 일부도 한때는 비호감으로 손꼽혔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예능감으로 단박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시청률 2.5%로 시작한 ‘먹찌빠’는 2.2%, 2.8%, 2.0% 시청률로 들쑥날쑥한 그래프를 나타냈다. 하지만 입소문은 무시할 수 없었고 지난 5일 방송으로 3.0%를 찍으며 정규 편성을 향해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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