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최다 지역” 경북 “최대 규모”…가야고분군 통합관리 두고 각축전
실사 마치고 내년 2월 연구용역 결론…문화재청 “신중 결정”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통합관리센터를 유치하라.”
가야고분군이 산재한 광역자치단체가 고분 1220기를 관리하는 ‘가야고분군 통합관리센터’(가칭) 유치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센터는 유산 관리는 물론 관련 콘텐츠 개발 등도 주도한다. 경남은 최다 지역, 경북은 최대 규모 가야고분군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13일 경남도에 따르면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경남·경북·전북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하나로 묶은 ‘연속 유산’으로 지난 9월1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가야는 기원전 1세기경부터 562년까지 주로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한 작은 나라들의 총칭이다.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경남 김해·함안·창녕·합천·고성, 경북 고령, 전북 남원으로 3개 광역지자체 7개 시·군에 1220기(면적 1156.8㏊)가 분포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7개 가야고분군을 통합해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해당 광역·기초 지자체로 구성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통합기구 설립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해 진행 중이다. 현재 연구용역 기관이 현지 실사와 현황 조사 등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 2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가야고분군 통합관리센터는 유산을 관리하고 또 다른 유적의 등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도 개발하고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세계유산축전도 주관할 예정이다. 지자체들이 통합기구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는 가야 대표 지역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경제적 효과도 누릴 수 있어서다.
유치에 적극적인 광역단체는 경남도와 경북도이다. 경남엔 가야고분군 7개 중 5개(함안·김해·창녕·고성·합천)가 있다. 가야 초기 번성과 영화를 보여주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 중후기까지 모습이 잘 나타난 합천 옥전 고분군, 1~6세기 가장 오랜 기간 조성된 함안 말이산 고분군 등 가야사 전반을 보여주는 지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가야사 전문인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창원)와 국립김해박물관이 있고, 내년에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도 문을 연다. 김해시의 경우 지난 10월12일 대성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시민보고회에 이어 같은 달 31일 시민이 참여하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으로 ‘나도 가야 人’’이라는 기념행사도 했다.
경남 함안군은 세계유산도시 선포식 등 ‘2023 말이산 고분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10월20일~11월8일)을 열었다.
경북도는 2011년 세계유산 등재를 가장 먼저 추진했고, 가야고분군 전체 중 704기(57%)가 고령에 있는 만큼 경북이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북도는 이달 말 1억원을 들여 세계문화유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국립세계유산진흥원’(가칭) 건립을 위한 기본 구상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고령군의 경우 지난 10월26일 ‘고령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기념 음악회’를 개최했다. 내년 8월까지 관련 기획전시회도 진행한다.
문화재청은 이달 말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 인증서(원본 10장, 지자체별 1장씩)를 받으면 해당 지자체에 전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통합관리센터 설치 부분은 민감한 사안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가야고분군 등재추진위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문화재청의 기존 자료, 지역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해 위치와 설치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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