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예기치 않은 임신과 갈등…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EBS 뉴스]
출산과 육아는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죠.
30대 여성의 예상치 못한 임신을 통해 욕망과 관계의 의미를 들여다본 독립 영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 축하드려요 12주 되셨네요
계획에 없던 임신을 알게 된
재이와 건우
서로를 든든하게 받쳐주던 두 사람 사이에
조금씩 커지는 관계의 균열
- 너 진짜 이기적이다
- 내가 내 인생을 선택하는 게 이기적인 거야?
'엄마'가 아닌
'나'로서 살고 싶은 재이
- 나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어 엄마까지는 못해
같은 곳을 바라보던 두 연인의 변화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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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의 유지영 감독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 모레 개봉합니다.
어떤 영화입니까?
유지영 감독 /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이 영화는 아주 다정했던 한 연인이 임신이라는 아주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잘해보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어긋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작품이 어떤 생각에서 출발하게 된 영화인지도 궁금한데요.
유지영 감독 /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저는 지속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 그 공존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안에서 나의 욕망을 지킬 수 있는지 또 그렇게 나의 어떤 선택들을 지켜나가면서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지 그런 고민을 한창 많이 하던 시기에 이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나로서 살면서 또 다른 사람과 공존하기 위한 그 욕망 그게 굉장히 또 모두에게 어려운 숙제죠.
작품의 제목이 특히 참 강렬한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유지영 감독 /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이 제목은 제가 창작한 것은 아니고요.
故 정미경 소설가님의 단편 소설의 제목입니다.
소설의 내용과 저희 영화와는 무관하지만 주인공 속의 재이와 건우가 서로를 떠올렸을 때 그려지는 어떤 이미지나 감정 이 피투성이 연인이라는 표현과 잘 맞다고 생각하여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떤 극단의 상황까지 간 어떤 관계에 대한 이야기, 굉장히 강렬한 인상인데요.
시사회에서 반성문 같은 영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이건 또 어떤 의미입니까?
유지영 감독 /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아무래도 제가 지키고 싶어 했던 우리, 또 나 자신의 어떤 방향성 이런 것들을 잘 해내고 싶었지만 잘 안 됐고, 그 길을 헤매는 가운데서 조율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고, 돌이켜보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마치 반성문처럼 앞으로는 더 잘하겠습니다.
이런 뜻까지 표현을 하고 싶어서 아마 그런 단어를 쓴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영화에는 비혼 상태의 커플이 임신 때문에 갈등을 겪게 됩니다.
이게 참 특별한 일은 아니에요.
이 시대에 많은 청년들이 출산에 대해서 적잖은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유지영 감독 /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아무래도 많은 여성들이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지만, 그 결혼 후에 아이를 낳고 또 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 재이라는 인물도 역시 그런 여성들을 대표하는 극화된 인물이고요.
그래서 우리가 그 인물들이, 과연 그 여성들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또 낳지 않는 그런 선택들이, 당사자들이 고민을 할 것 없이 원하는 선택을 하고 또 그 선택을 사회가 개인의 표현을 들어준다면 그 선택이 바로 개인의 행복과 직결될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조금 전 영상에서도 봤지만, 영화에는 또 이기적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나와 엄마의 갈림길에 선 여자 주인공이 자기 인생을 선택하겠다고 말을 했을 때 등장하는 표현인데, 여기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유지영 감독 /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저는 재이가 자신의 선택을 끝까지 밀어붙이려고 하는 행동에는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건우가 너만 생각하니까라는 얘기를 했을 때, 그 질문이 아마도 재이를 멈춰 세우는 것 같아요.
혼자일 때는 상관이 없는데, 누군가와 함께 할 때는 왠지 나 혼자의 선택을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죄스러워질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 욕망을 따라가면서도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와 함께할 수 없나라는 것들이 묻고 싶은 마음에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서른이나 마흔의 아이를 낳아도 원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이라면 과연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 속에 두 연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도 궁금해지는데요.
오늘 말씀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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