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그림] 결실과 죽음

김상민 기자 2023. 11. 1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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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아크릴 (34×25㎝)

가을은 결실의 계절입니다. 한 해 동안 힘겹게 기른 작물들의 수확이 있고, 그동안 배운 지식을 평가하는 수능이 있습니다. 또 한 해를 평가하고 마감하는 각종 시상식이 있고, 나의 일 년을 평가하는 인사고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 가을은 죽음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열매를 수확한 작물은 뿌리째 뽑혀 다음 해를 위해 불태워지고, 시험을 망친 학생은 슬퍼합니다. 평가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우울해하고,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주변 사람들 가족의 부고가 계속 들려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세상은 돌고 돌아 다시 흙으로 돌아가고, 다시 흙에서 태어날 것입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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