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하고 있었어?”…아무도 모르는 한국판 블프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세페는 오는 30일까지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이커머스)·전통시장 등 25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해 진행한다. 지난해보다 참여 업체가 200여곳 이상 늘었고, 기간도 기존 15일에서 20일로 연장했다.
정부와 일부 지자체들은 행사 흥행을 위해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한 주 앞당기는 식으로 총력을 모았다. 코세페 첫 주말에 소비심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0일 서울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고물가로 소비자와 유통업계가 모두 힘든 상황에서 코세페가 국민 모두에게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코세페 참여 업체들은 대규모 할인행사로 소비심리를 촉진해 부진한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코세페에서는 90여개 기업에서만 행사 기간 동안 약 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참여 업체와 행사 기간 모두 늘어난 만큼 거래량은 최소 10% 이상 늘어나리란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세페의 소비 진작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같은 날 시작한 중국의 ‘광군절’과,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한 해외직구와 비교해 할인폭이 낮기 때문이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유통업체들이 대부분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한다. 쌓인 재고를 연말에 대규모 할인으로 털어내는 방식이기에 큰 폭의 할인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의 유통사들은 제조사들에게 입점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서 할인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할인 규모가 큰 상품들은 식료품이나 반품 후 수리를 거쳐 파는 ‘리퍼 제품’처럼 일부에 국한된다.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가구의 경우 코세페 할인을 받는 것보다 직구가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한 업체의 85인치 LED TV의 경우 국내 양판점에서 구입하면 319만원에서 20만원을 깎아줘 299만원이지만, 직구로 사면 약 120달러에 배송료(499달러), 관부가세(319달러)를 합쳐도 한화로 약 267만원에 그친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 모씨는 “잘 알아보기만 하면 직구가 훨씬 싼 데다, 코세페는 품목도 그다지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요즘처럼 직구가 쉬운 상황에 별로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이 제각각 할인 행사를 별도로 열어 코세페의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롯데는 이달 초 그룹 할인행사인 ‘레드페스티벌’을 열었고, 신세계그룹은 이날부터 ‘쓱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그룹도 10여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패밀리 위크’를 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사활을 거는 브랜드 행사를 한곳씩 시작하다보니 경쟁업체들 모두 자체 할인행사를 여는 상황”이라며 “각자의 행사에 할인 역량을 집중하다보니, 비슷한 시기의 코세페에는 혜택이 덜해보이는 역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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