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진성·장윤정… ‘효도 피켓팅’ 준비됐나요

이복진 2023. 11.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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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디너쇼 대전
배우 겸 가수 김성환 12월 17일 첫 포문
장계현·조항조·우순실 등 무대 올라
트로트·포크록·올드팝 등 장르도 다채
김도향은 데뷔 53년 만에 첫 디너쇼

대중음악계에서 자녀들이 부모님을 위해 바쁜 날은 1년 중에 많지 않다. 하지만 유독 특정 날에는 자녀들이 바빠진다. 부모님을 위해 피켓팅(피가 튀는 티켓 예매 전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어버이날과 연말이다. 자녀들이 이날 부모님께 드리는 특별한 선물, 즉 가수들의 디너쇼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수들의 디너쇼 개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피켓팅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다.

연말 디너쇼 중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는 공연은 ‘김성환의 송년 디너쇼’다. 다음 달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다. 김성환은 배우 겸 가수다. 1970년 동양방송 10기 탤런트로 입사해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했다. 1992년부터 2020년까지 TBS에서 라디오 DJ를 맡기도 했다. 그가 가수로 활동한 것은 1988년부터.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며 ‘정 하나 준 것이’ ‘묻지 마세요’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70년 포크록 밴드 장계현과 템페스트로 가수 생활을 시작한 장계현도 다음 달 20일 더 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장계현과 템페스트 파워 디너 콘서트’를 연다. 7080 대표주자인 장계현은 미국 공연에 집중해 왔다. 올드팝과 정통팝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그가 지난해 파워 콘서트를 진행, 국내 팬들에게 다시 얼굴을 알렸다. 이번 공연에서는 ‘있을때 잘해’,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른 오승근과 대학 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은 우순실이 게스트로 함께 한다.
주현미(왼쪽부터), 김도향, 진성, 장윤정 등 다양한 가수들이 연말을 보내는 특별한 공연인 ‘디너쇼’를 예고하고 있다.
다음 달 25일에는 ‘비내리는 영동교’, ‘잠깐만’, ‘또 만났네요’로 유명한 트로트 여신 주현미가 ‘12월의 러브레터’란 제목으로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개최한다. 주현미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의 달 12월, 바쁜 일상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 달 29일에는 트로트 신사 조항조가 주현미와 같은 장소에서 디너쇼를 진행한다. 조항조는 미 8군 무대 등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1978년 ‘서기 1999년’의 리드보컬로 데뷔했다. 미국에 이민을 갔다가 1990년에 귀국, 1997년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했다. 당시 불렀던 ‘남자라는 이유로’가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30년 무명 생활을 접을 수 있었다. 이후 ‘거짓말’, ‘사랑찾아 인생찾아’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삼립호빵, 아카시아껌, 해태맛동산 등의 CM송 등 귀에 익은 CM송만 100여곡이며 작사·작곡한 CM송은 3000여곡에 이르는 CM송 대부 김도향이 샹송가수 이미배와 함께 디너 콘서트를 다음 달 29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호텔에서 연다. 1970년에 데뷔해 53년 만에 개최하는 첫 디너쇼다. “아, 그 노래!”라고 할 정도로 익숙한 노래를 부르는 김도향과 국내 유일 칸초네, 샹송 가수로 알려진 이미배의 이색 조합이 눈길을 끈다.

같은 날 진성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연말 디너쇼로 팬들을 만난다. 2008년 ‘안동역에서’라는 곡을 발표한 진성은 당시 많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후 2012년 갑자기 노래가 인기를 얻고,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안동역에서’가 사용되면서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과 노래를 알리게 됐다. 현재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동시에 신곡 발표, 콘서트 개최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트로트’ 하면 떠오르는 가수 중 한 명이자 2000년대 트로트 부흥을 이끈 장윤정도 다음 달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연말 디너쇼를 진행한다. 2004년 ‘어머나’를 발표하면서 전국을 강타한 장윤정은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1993년 김수희의 ‘애모’ 이후 트로트가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11년 만이었다. 이후 내놓는 노래마다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행사를 해 행사의 여왕이라고도 불렸다.

대중음악계 관계자는 “겨울이 되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연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음식과 노래가 함께하는 디너쇼, 디너 콘서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다사다난한 팬데믹 이후이기 때문에 자녀들이 연로한 부모님을 위한 선물로 디너쇼를 드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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