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없는 감옥, 이모들이 감시…21살이었다" 성매매 여성의 호소

40대 여성 A씨가 쓴 손 편지./사진제공='살림'

부산에 마지막으로 남은 성매매 집결지인 완월동에서 일하다가 최근 그만둔 40대 여성이 도움을 요청했다.

13일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이 공개한 손 편지에서 A씨는 20년 이상 성매매 업소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저는 국민학교(초등학교) 졸업장도 없다"며 "공장에서 어떤 친구를 만나 다방에서 일했는데, 일하면서 빚더미에 앉았다"고 밝혔다.

A씨는 다방 주인의 소개로 완월동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저는 21살이었다.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엄격한 감시 속에서 성매매를 이어갔다며 "낮에 일하는 이모와 밤에 일하는 이모가 있었다. 외출은 꿈도 못 꿨다. 목욕탕 갈 때도, 시내에 나가는 것도 이모들이 지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네 안에서만 돌고 돌았다. 다른 일을 한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현재 상태에 대해 "지금은 당뇨 합병증이 온몸에 다 왔다. 아버지도 3년 전에 돌아가셔서 갈 곳이 없다"며 "업주가 나가라 했다. 몸이 많이 안 좋다. 더 이상 일할 수도, 집을 구할 수도 없다.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완월동은 부산 서구 충무·초장동 지역으로, 현재는 20여개 성매매 업소에 여성 60여명이 남아있다. 최근 해당 지역에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재개발 계획이 승인되면서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되고 있다.

이에 부산시는 2024년 예산안에 완월동 성매매 여성에 대한 자활 예산 3억5000여만원을 편성했다.

여성단체는 "완월동에서 빠져나온 여성들을 위한 기본적인 주거와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며 "여러 단체에서 이들을 위한 직업 훈련과 의료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