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제 손대며 '노사정 대화' 강조…'공짜 야근' 근절 대책은 부실
노동 문제를 취재하는 조보경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조 기자, 정부는 결국은 52시간제를 손보겠다는 거죠?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기자]
네. 주52시간제가 도입된지 5년여 만입니다.
주52시간제 틀은 유지하되,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 일부 업종과 생산직 등 직종에선 연장근로를 늘리게 될 걸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한 적이 있는 만큼, 주 52시간의 틀이 일부 깨지게 되는 건데요.
정부가 노사정 대화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했지만, 우선 '60시간 이내'를 카드로 들고 검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오늘(13일) 발표하면서 52시간 초과해 일 시키고도 돈 안 준 업체들 잡아냈다, 앞으로는 '공짜 야근' 근절하겠다, 이런 발표도 했죠?
[기자]
네. 오늘 노동부가 기획감독을 했다며 자료를 낸 건데요.
한 건설현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탄력근로제를 하기로 하고 고정 근로수당을 줬습니다.
직원들의 출퇴근 기록만 보면 주 52시간제를 잘 지키는 걸로 보였는데요.
노동부가 직원들과 면담해보니 근로시간을 실제보다 짧게 기록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38명이 3천여 만원의 수당을 받지 못하고 '공짜 야근'을 했던 겁니다.
[앵커]
'공짜 야근' 문제, 바로 잡아달라는 건 노동계가 줄곧 요구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바로잡으려면 포괄임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었는데 이번에 그런 대책은 안나왔던 거죠?
[기자]
네. 그리고 이 뿐 아니라 포괄임금을 이유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사업장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총 26억원 정도인데요.
포괄임금은 추가 근무수당을 정확히 집계하기 어려운 경우에, 노사 합의에 따라 수당을 급여에 미리 포함해 지급하는 겁니다.
자칫 대가 못 받는 '공짜 근로'가 될 수 있어 노동계는 근절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못했고 오늘 익명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근로감독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정도로 답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오늘 정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업자같은 경우 7명 중 1명이 꼴로 52시간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굉장히 적은 숫자로 나타났거든요. 그래서 8개월 전 정부가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했던 거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왔고 결국은 사과를 했죠?
[기자]
네. 주69시간을 하겠다고 한 뒤 반발 여론이 거셌습니다. 이후 4억 5천만원 가량을 들여 설문조사를 한건데, 오늘 다시 사과했습니다.
[앵커]
여론조사가 4억 5천만원이나 드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여론조사에만 4억 5천만원이 들었습니다.
[이성희/고용노동부 차관 : 지난 3월 입법 추진 시에는 이러한 부분을 세밀하게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사과에도, 여전히 장시간 근로에 대한 우려가 크고, 세부 내용을 두고 견해 차가 커 실제 개편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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