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병원이 하마스 기지? ②그러면 공격 OK?...이스라엘·하마스 진실공방 4대 쟁점
①하마스 기지인가 ②공격해도 되나
③민간인 공격 누가 ④운영 중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벌어지는 가자지구에서 가장 십자포화를 맞는 곳은 병원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병원에서 격렬한 교전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제외한 모든 사안에서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이스라엘은 "병원이 하마스의 기지"라고 주장하고 하마스는 "사실 무근"이라고 맞서는 식이다.
13일(현지시간) 병원 공격 관련 쟁점의 진위를 양측 주장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등 각국 언론의 분석 등을 토대로 따져 봤다.
① 병원은 하마스 기지인가
병원은 국제인도법상 전쟁 중에도 가장 최후의 순간까지 보호받아야 하는 곳이다. 이스라엘은 이 점을 악용해 하마스가 병원에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가자지구 최대 규모인 알시파 병원을 '하마스 지휘본부'로 지목한 이스라엘은지하 무장 시설 위치가 표시된 알시파 병원 도면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주장에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2일 "하마스가 병원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확인할 수 없는 주장"(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이란 신중론도 있다.
② 하마스 기지라면 공격 허용되나
병원이 하마스 근거지라고 해도 병원 공격을 정당화하진 않는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의 해석을 종합하면, 병원이 군사 기지, 무기 보관소 등으로 전쟁에 활용되면 보호받을 권리가 박탈될 수 있다. 그러나 공격하는 쪽에서 충족해야 하는 요건이 까다롭다. △병원이 전쟁에 활용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공격 전에 민간인 대피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 △두 가지를 충족해도 민간인 피해가 군사적 목표에 비해 과도하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스라엘의 공격은 '정도를 한참 넘었다'는 게 국제사회의 대체적인 평가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환자가 치료 중인 곳에서의 총격전을 원치 않으므로 이스라엘과 적극적인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③ 민간인 공격 누구 책임인가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국경없는의사회(MSF)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알시파 병원 등에 포격이 계속되고 있다. 병원에서 민간인이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구체적인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 "민간인 피해는 내 탓이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한다.
전투 진행 중에 적군과 민간인을 구별하는 건 불가능하고, 안전한 대피를 담보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ICRC는 "(가자지구 2위 규모인) 알쿠드스 병원이 지난 6, 7일간 세상과 단절됐다"고 12일 전했다.
④ 연료 공급 두고서도 공방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연료 반입을 금지하며 병원의 연료도 고갈됐다. 유세프 아부 리시 가자지구 보건부 부장관은 13일 "가자지구 북쪽 모든 병원이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AFP통신은 보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36개 중 20개 병원이 기능을 완전 상실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은 12일 "알시파 병원 근처에 연료 300리터를 놔뒀으나 하마스가 수령을 막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마스는 "거짓말"이라고 맞섰다.
이스라엘 주장이 맞는다고 해도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연료 300리터'는 병원 운영에 부족한 양이다. 13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병원 22곳, 보건시설 49곳의 운영이 중단됐다고 발표했지만 이스라엘은 "병원들은 가동 중"(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라며 피해를 외면했다.
병원에서 나오는 희생자는 늘고 있지만, 유엔은 "(피해가 심해) 사상자 수 집계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알시파 병원에선 신생아 체온을 알루미늄 포일로 유지하고 있고, 인큐베이터도 정상 작동을 멈췄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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