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불가능한 주삿바늘 개발

[KBS 대전] [앵커]

흔하지는 않지만 주삿바늘 재사용에 의한 감염 사고 등이 종종 일어나는데요.

체내에서 부드럽게 변해 혈관이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재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주삿바늘이 개발됐습니다.

박해평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카이스트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주삿바늘입니다.

쇠고기에 찌르자 금속 바늘처럼 쑥 들어간 주삿바늘이 잠시 뒤 이리저리 휠 정도로 부드러워집니다.

체온과 비슷한 섭씨 37도의 물에 주사 바늘을 담그자 금세 주삿바늘이 부드러워지고 바늘이 휘어진 상태에서도 주사액은 새지 않습니다.

녹는 점이 29.7도인 액체금속 '갈륨'으로 만든 주삿바늘입니다.

갈륨으로 주삿바늘 구조를 만들고 생체적 합성 폴리머로 코팅해 강성이 변하는 주삿바늘을 만들었는데 일단 체내에 들어와 부드러워지면 다시 강성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정재웅/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바늘 찔림 사고나 비윤리적인 주삿바늘 재사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동물실험 결과 금속 주삿바늘과 비교해 월등히 낮은 염증 수치를 보였고, 부드러운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했습니다.

[오수빈/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박사과정 : "체내로 들어오면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혈관 벽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염증 반응이 덜하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도 재사용이 불가능한 주사기 사용을 권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개발된 주삿바늘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박해평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박해평 기자 (pacific@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