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택시 4단체와 협의체 꾸린다…"연말까지 개선안 마련"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사업 구조 전면 개편에 나선다. 수수료 체계 손질, '카카오T' 플랫폼 개방 등 사업 모델을 독점이 아닌 상생·공동 성장 형태로 바꾸는 게 골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비롯해 안규진 사업부문총괄 부사장과 이동규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그 결과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4단체는 연말까지 양측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택시산업발전협의회'를 꾸려 개선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협의회 중점 논의 사안은 △공정 배차 △수수료 체계·수준 △가맹 운영 구조 변경 △근무 환경 개선 등이다.
공정 배차의 경우 '콜 몰아주기', '콜 차단' 등을 해소하고자 현재 수락률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수료는 체계를 단순화하는 한편 적정 수준을 논의한다. 또 가맹 사업에 택시 의견과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택시기사 근무 환경도 개선하기로 했다. 양측은 약 2주 후 실무 회의 등을 거쳐 협의회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협의회 구성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문제 해결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 모두 간담회 한 번으로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현안이 워낙 다양하고 광범위한 데다 회사와 업계 간 이견이 존재하고 이해관계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협의회에서 택시업계의 요구를 폭넓게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한 만큼 연내 개선안 도출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의견 수렴을 마무리하고 즉시 실행안을 발표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T' 플랫폼 개방, 저렴한 수수료 체계를 구체화·현실화 등도 서비스 개편 방안으로 내놨다.
류 대표는 이날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구조와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쇄신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류 대표는 택시 4단체와의 간담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서비스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듣겠다"며 "여러 우려를 불식하고 사랑받는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회의가 지속될 것이고 여러 의견들을 조율해 빠르게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많은 의견을 듣고 최상의 합의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카카오택시 가맹협의체와의 간담회에 돌입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역시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각종 사안을 직접 챙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 센터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제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했다. 앞선 1·2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는 본사 판교 아지트에서 열었는데 이날은 회의 장소를 옮긴 것이다.'카카오T' 수수료 체계 개편 등에 김 센터장이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김 센터장이 주재한 1시간 30분가량의 회의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를 둘러싼 우려와 혁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센터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창업자로서 많은 분들의 질책을 정말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모든 서비스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이날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기업의 임직원이 법을 위반한 경우 법인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도 함께 불구속기소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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