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버스 올라탄 나경원 "중앙정치는 자리싸움 소음뿐"
"목표만 집중, 목적 잊었는지…진심·진정·진짜 정치할 것"
사찰 새벽버스 배웅 후 "국민 위한 건강한 미래정치 생각"도
총선 경쟁력…'강서 참패' 시점 野후보 3인에 우위 점쳐져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최근 중앙정치가 소음만 유발하고 있다며 "정치인들끼리의 자리싸움이 아닌, 국민을 위한 건강한 미래정치를 다시금 생각해본다"고 밝혔다. 여권 내 비주류, 전직 수도권 4선 중진으로 꼽히는 그는 "정치개혁"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서울 동작구을 원외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은 13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자정이 넘어 주말을 되돌아 본다"며 전날(12일) 상도동 성당 초등미사에 동참하고, 대한불교조계종 상도선원(禪院)의 미산 스님(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장)을 만난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이른 아침에도 눈을 비비며 미사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참 대견하다. 이어 어린이집 운동회가 열려 응원드리러 갔다가 아이들의 예쁜 인사에 오히려 응원을 받고 왔다"며 "상도선원에서 미산 스님께 법문을 들으며 그동안 숨가쁘게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이어 "법회 중 '목적(이루려는 방향)과 목표(도달할 지점)의 뜻을 아시나요'라고 스님께서 물으시니 불자 한분께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답하신다"며, 정치권을 암시한 듯 "우린 답을 알고 있지만 종종 그 뜻을 잊곤 한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곧 수능이다. 나와 우리, 그리고 사회의 행복을 위한 길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수능이란 관문을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해온 수험생들의 길을 응원한다"며 오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에 대한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내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목표를 정하고 달리다 보니 목적은 잊고 목표에만 집중한 건 아닐까"라며 "진심, 진정으로 진짜 정치를 통해 동작구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한 내일을 위해 오늘도 다시 새벽길을 나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또 전날 인스타그램 게시글로 "어제도 새벽 6시가 첫 일정이었다"며 조계종 달마사 신도들의 성지순례행(行) 버스에 올라 인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달마사 신도분들의 성지순례를 배웅했다. 새벽의 쌀쌀한 공기가 제 머리까지 시원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끄러운 소음을 내고 있는 중앙정치에서 한발 비켜 서 있으면서, 정치인들끼리의 자리싸움이 아닌 국민을 위한 건강한 미래정치를 다시금 생각해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시태그(#)에 달마사 새벽버스 성지순례 관련 언급에 덧붙여 "정치개혁"을 달았다.
이는 예산정국에서 장관급·검사 탄핵 압박을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 진영과의 여전한 정쟁, 당 혁신위의 '친윤(親윤석열)계 핵심·당 지도부·영남 중진 용퇴론' 향방과 이준석 전 당대표의 대구 신당행(行)을 둘러싼 내홍 양상을 "정치개혁" 대상으로 꼽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나 전 의원의 총선 경쟁력은 한차례 모의 시험대에 올랐었다. 친야(親野)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업체 '여론조사 꽃'은 지난 10월 11~12일 이틀간 서울 동작을 지역민 최종 502명에게 무선전화면접(통신 3사 제공 가상번호·응답률 10.5%) 방식으로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 등재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업체는 제22대 총선 여당 후보로 나 전 의원을 상정하고 민주당 측에서 21대 현역인 이수진 의원, 강희용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3인과 맞대결을 가정한 가상대결 설문을 했다.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층은 40.7%, 국민의힘 지지층은 35.3%로 집계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잘하고 있다' 37.0%, '잘못하고 있다' 60.6%였다. 조사시점은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참패한 직후로 볼 수 있다.
다만 소속 후보 총선 당선 예측을 물으면 민주당 35.5%, 국민의힘 33.4% 박빙세가 나타났다. 나아가 양당 후보 가상대결에선 '강희용 29.7% vs 나경원 38.9%', '이수진 36.0% vs 나경원 38.8%', '이연희 29.2% vs 나경원 39.9%'로 나 전 의원이 오차범위 안팎 우세를 보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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