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할 거 같은데요” 타율 .220 쇼크, 115억 거포는 지옥훈련 중…국민타자 홈런 노하우 전수받는다

이후광 2023. 11. 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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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박준형 기자]5회초 무사 1루 두산 대타 김재환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3.10.19 / soul1014@osen.co.kr
마무리훈련 중인 이승엽 감독과 김재환 / 베어스티비 캡처

[OSEN=이후광 기자] “감독님 토할 거 같은데요?”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지금 ‘115억 거포’ 김재환(35·두산)은 이천에서 이승엽 감독이 주도하는 지옥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감독의 요청과 선수의 의지가 합쳐져 이례적인 마무리캠프 참가가 결정됐고,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이승엽 감독의 홈런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FA 계약 3년차 시즌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2023년 마무리캠프를 진행 중인 두산. 이승엽 감독은 캠프 시작에 앞서 신예들이 대거 참가해 자신만의 야구를 정립하는 마무리캠프에 프로 16년차 김재환을 전격 참가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한때 44홈런을 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김재환은 2021시즌을 마치고 원소속팀 두산과 4년 총액 115억 원의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첫해 128경기 타율 2할4푼8리 23홈런 72타점 OPS .800의 부진을 겪으며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작년 10월 지휘봉을 잡자마자 김재환 부활에 사활을 걸었다. 선수와의 심층 면담을 통해 문제점을 분석한 뒤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함께 기술, 심리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정규시즌 내내 “김재환이 우리의 키플레이어다. 결국 두산은 김재환이 살아나야 한다”라고 4번타자를 향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두산 김재환 / OSEN DB

하지만 김재환은 작년보다 못한 역대급 커리어 로우로 2023시즌을 마쳤다.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 10홈런 46타점 장타율 .331의 최악 슬럼프를 겪었고, 시즌 막바지 오른손 부상까지 겹쳐 순위싸움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교체 출전해 안타 2개를 쳤지만 가을야구가 1경기 만에 허무하게 끝나며 끝내 미소를 되찾지 못했다.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 감독은 “1년 동안 그렇게 반전은 없었다. 지난해 홈런 23개를 쳤지만 그보다 더 부진했다.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본인이 노력했고, 코치와도 꾸준히 이야기를 나눴으나 생각만큼 기량이 안 나왔다.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였다”라며 “나도 1년 동안 보면서 김재환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좋아질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캠프 참가 요청을 했다”라고 김재환의 올 한해를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시즌 때 몇 차례 같이 연습했지만 주로 타격코치와 함께 훈련을 했다. 정규시즌 중이라 깊게 들어가지 못했다”라며 “내 경험과 내 생각을 믿고 해보자고 했다. 물론 예전 기량을 되찾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다시 그렇게 되도록 같이 해보려고 한다. 김재환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김재환이 치면 이기고 못 치면 진다. 그 정도로 영향력이 큰 선수다. 책임감을 갖고 2년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 김재환 / OSEN DB
마무리훈련 중인 이승엽 감독과 김재환 / 베어스티비 캡처

김재환은 이천에서 이 감독과 함께 이른바 지옥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공식 유튜브 채널 ‘베어스티비’에 따르면 이 감독이 김재환에게 직접 티볼을 던져주며 “짧아도 백스윙은 똑같이 해도 돼. 완벽하게 5개만 치면 끝내주겠다”라고 말했고, 완벽한 타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개수를 1개씩 늘렸다. “이번에는 소리가 마음에 안 들었다”라며 선수의 완벽한 스윙을 유도했다. 

마지막 25개를 치기로 한 김재환은 결국 40개를 친 뒤에야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훈련 종료와 함께 방망이, 장갑을 땅에 내려놓은 뒤 땅에 주저앉으며 체력 저하를 호소했고, 이 감독이 “아프면 이야기해라”라고 말하자 “토할 거 같은데요”라고 답하며 훈련의 높은 강도를 실감케 했다. 

두산 김재환 / OSEN DB

김재환의 이번 마무리캠프 키워드는 ‘기본’이다.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며 무너진 타격폼과 밸런스를 재정립한 상태에서 내년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는 게 1차 목표다. 그러기 위해 국민타자가 직접 나서 통산 467홈런(1위)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 감독은 “김재환을 보면 치는 스피드는 떨어지지 않았는데 몸의 스피드가 떨어졌다. 수비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무릎 부상 여파가 있겠지만 기술적으로 대응하는 게 부족하다”라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헤쳐 나가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 몸이 무너져 있는 상태인데 기본으로 돌아가서 좋았을 때의 폼을 찾도록 도울 것이다. 물론 아주 좋았을 때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지금 상태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폼을 직접 찾아보겠다”이라고 지휘 방향을 밝혔다. 

115억 원의 초대형 계약 후 부진을 거듭하며 ‘먹튀’ 논란에 시달린 김재환이 2024시즌 '우리가 아는 김재환'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마무리캠프 참가 결단에서 그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backlight@osen.co.kr

두산 김재환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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