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 포인트 퍼주는데 왜 안써?”…중국 직구앱 테무에 빠진 2030
파격 포인트 쿠폰 제공해
젊은층 사이 빠르게 확산
짝퉁 경계 韓 업체와 달리
지적재산권 침해 속출
“한중 쇼핑 공정 경쟁 위해
가품·세금 동일 기준 필요“
13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테무를 검색하니 수시로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용자들은 서로 테무 가입자로 추천해주고 포인트를 얻기 위해 ‘테무 맞추(맞추천)’를 구했다. 테무는 이용자가 신규 고객을 초대하고, 실제 가입으로 이어질 때마다 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5만 포인트를 받아가는 사람부터 많게는 수십만 포인트를 수령하는 가입자도 나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중국 직구앱 테무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대대적 마케팅을 펼치며 국내 유통업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에서 테무 앱을 폰에 설치해둔 사람은 378만여명이다. 이는 886만 고객을 확보한 알리익스프레스의 42% 수준이지만, 가입자 증가세는 테무 쪽이 더 가파르다. 테무의 지난달 신규 가입자 수는 172만여명으로 98만여명인 알리의 두 배 가량이다. 이달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이아이를 인용한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테무가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데 걸린 기간은 88일로, 알리익스프레스(366일)의 4분의1, 11번가(590일)의 7분의 1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중국 직구몰은 포인트 보상뿐 아니라 최대 50~90%에 달하는 할인가를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연말 쇼핑시즌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구매 후 30일 이내 해당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차액을 환불해주기도 한다. 테무는 이밖에 무료 배송과, 전 주문에 대한 1회 무료 반품, 미배송 건 전액 환불 정책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직구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염가에 구매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과거 해외 직구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배송비였는데, 요즘엔 중국 앱에도 무료 배송 서비스가 많아져서 당장 시급한 물건이 아니면 중국 직구를 이용하게 된다”며 “어차피 국내 앱을 써도 중국산이 많은데, 공산품은 중국 앱으로 사는 게 이득인 듯하다”고 말했다.
가품은 이미 국회에서도 이슈가 됐다. 지난달 국회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중국산 가품 판매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의원들은 ‘한국 블랙야크의 30만원짜리 겨울 패딩 점퍼의 모조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3만원에 판매돼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거나, ‘국회의원 배지가 1만5000원에 게시돼 있다’는 식의 문제를 지적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한국 전체 거래량 대비 가품 이의제기는 0.015%”라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중국 업체와 공평한 경쟁을 펼치기 위한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직구 앱이 국내 유통업계 경쟁을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짝퉁 상품 판매에 대한 단속이나 세금 부과의 측면에서 우리나라 업체와 비슷한 부담을 지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직구의 인기가 글로벌 현상이 되면서 각국 유통업계에서는 경계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중국 유니클로로 불리는 쉬인의 미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올해 3분기 3020만명으로 2021년의 두 배를 넘었다. 테무는 출시 1년 만에 쉬인 사용자 수를 넘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앱에 등극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쉬인과 테무의 미국 내 성장세엔 미국 무역 제도의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800달러(105만원) 이하의 수입품 패키지는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로 불리는 간소화된 절차로 관세 없이 통관되는데, 중국 업체가 미국에 직판하면서 무관세로 현지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이에 얼 블루머나워 민주당 하원의원이 최소 기준 면제 대상에서 중국산 제품을 배제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을 발의할 정도로 미국 정계는 중국 직구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모델 시켜줄게”…유인하더니 주택서 성폭행한 패션업계 거물 - 매일경제
- ‘창사 이래 최대 배당’ 안 먹히네...실적쇼크에 주가 급락한 이 기업 - 매일경제
- ‘아들 대리시험’ 유죄 받은 조국 부부 증인 요청에 美교수가 한 말… - 매일경제
- “한달새 14% 급락, 이제 바닥이다”…이 종목, 서학개미 폭풍매수 - 매일경제
- 직원들 4년치 연봉 쏟아부은 ‘이 기업’...17일 첫 거래 웃을까 - 매일경제
- “33세 최연소 女시장 탄생”...일본 ‘떠들썩’ - 매일경제
- [속보] 주52시간제 완화한다…제조업·생산직 우선 검토되나 - 매일경제
- “5호선 연장 반대 말라”…김포시민단체, 유정복 인천시장 비난집회 - 매일경제
- 입사 5개월 만에 3억 ‘꿀꺽’ 경리…전과 18범이었다 - 매일경제
- 이것이 ‘슈퍼 을’의 힘? 단장 회의 밖으로 구단들 불러낸 오타니 에이전트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