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 쫓겨난 주진우, MBC 라디오에서 "이런 날이 폭력적으로 급작스럽게 올지 몰랐다"

노지민 기자 2023. 11. 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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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하차 통보 받은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MBC라디오 출연…"'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아닌 '박민의 방송' 돼선 안 돼"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13일 방송을 앞두고 당일 하차를 통보 받은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 프리랜서 기자가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으로 이렇게 급작스럽게 함부로 오게 되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주 기자는 “오늘 (오전) 9시 넘어서 연락을 받았다”며 “(연락한 사람이) 새로 간부가 되신 분인데, 잘 모르겠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회사에 오지 말라, 방송 그만 두라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사장이 조치를 한다면 조치를 당해야지. 그렇지만 적어도 저한테 얘기하고 저도 저희 청취자들한테 얘기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뒤 “같은 시간에 (KBS 제작진이) 옆에서 방송을 만들고 있는데 제가 지금 이 얘기를 하는 것도 굉장히 미안하고 당황스러운 경험”이라고 했다.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국민의힘과 보수 단체 등이 방송 내용이나 출연자 구성이 '편파적'이라 주장해 온 프로그램이다. 지난 7일 박민 사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이 이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정도가 지나치다면 일벌백계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요구했고, 박민 당시 사장 후보가 “조치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주 기자는 “국민의힘, 정부 여당에 조금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편파적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리고 국민의힘 쪽에 계신 분들은 통계치가 부정확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 패널들을 훨씬 많이 불렀다. 정부 측도, 그리고 대통령실, 그리고 국민의힘, 다 연락을 해보고 그 다음에 민주당에 물어보는 식이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 사람들은 자기들이 안 나와 놓고 안 불렀다고 하고 또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같은 데 누가 민원을 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는 제 아들이 초등학생이었다. 주진우 기자 검찰에 소환된다, 이런 뉴스를 봤다. 그런데 이 친구가 박근혜 정부 때 중학생이 된다. 주진우 기자 구속영장 청구됐다, 이런 기사를 봤다. 이 아들이 지금은 군대 가서 휴가 나왔는데 주진우 기자 해고됐다는 기사를 같이 보고, 이게 과연 어떤 일인가 생각하게 된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거라는 걸 우려는 했지만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각 언론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언론탄압이자 언론에 대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압박 그 이상은 아니다. 가장 저열한 언론 탄압”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민 신임 KBS 사장을 향해 “(KBS가)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이 돼야 되는데 '박민의 방송'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박민 사장님, 오늘 취임식에서 KBS 위기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박민 사장”이라면서 “이분이 문화일보에서 많은 글을 써놨다. 아시다시피 '이재명은 어벤져스의 타노스 같다' 이런 글이나, '보수진영의 어벤져스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이렇게 얘기를 해놓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편파적'이라 하고 '가짜뉴스'라고 하는 식으로 정체성을 확립한다고 한다면 이런 박민 스타일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 기자는 앞서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라는 연락을 받은 상황에 대해 “청취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차를 통보한) 이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 된다고 했다. 사장이 워낙 강경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앞으로 '주진우 라이브'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듣지 못 했다. 하지만 곧 사라질 운명으로 보인다”며 “'주진우 라이브'를 사랑해주신 여러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많이 부족해서 항상 죄송했다”며 청취자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인사를 건넸다. 지난주까지 '주진우 라이브'가 송출되던 오후 5시대엔 이날부터 KBS 김용준 기자가 진행하는 '특집 1라디오 저녁'이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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