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차관리인, 건물주 살해…“평소 무시해서”
[앵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80대 건물주를 살해하고 도주한 30대 주차관리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후 도주하는 남성의 CCTV를 삭제하려 한 정황이 포착된 옆 건물 관계자도 함께 입건됐는데, 경찰은 이들이 공모한 건 아닌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영등포의 한 주차장.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태연하게 주차장을 청소합니다.
6시간 후 다른 옷으로 바꿔입고 나타나, 경찰차 옆으로 유유히 빠져나가 사라집니다.
주변 건물 옥상에서 건물주를 살해한 주차관리인, 30대 김 모 씨의 범행 당일 모습입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이 문도 미처 못 열고 키가 여기 와있더라고요. 이 밖에서 죽어있는 거예요."]
김 씨가 80대 건물주를 흉기로 찌른 건 오전 10시.
김 씨는 범행 후에도 이 인근에서 7시간가량 머무르다 도주했습니다.
이후 청량리역으로 향한 김 씨는 강릉행 KTX에 탑승했고, 경찰이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동선을 추적한 끝에 강릉역 앞에서 김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김 씨는 건물주가 평소 주차관리인인 자신을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인근 모텔 업주인 40대 조 모 씨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 씨의 도주 경로가 담긴 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혐의입니다.
[인근 가게 주인/음성변조 : "(피의자를 모텔 업주의) 동생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관리하시던 분이 여기가 오픈하고 나서부터 여기까지 와가지고 맨날 쓰레기 같은 것도 버려주고…."]
조 씨는 숨진 피해자에게 건물 주차장 부분만 빌려 운영해왔고, 2020년 4월부터는 김 씨를 고용해 주차 관리를 맡겼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 씨와 피해자는 과거부터 주차장 부지와 재개발 문제 등을 두고 갈등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런 갈등으로 인해 김 씨의 범행이 발생한 건 아닌지, 김 씨와 조 씨가 범행을 모의한 정황은 없는지 수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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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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