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바이든 美대통령 재선 땐 부자 증세”

최소세율 25% 부유세 신설 추진
사회안전망·총기 규제 강화 전망
“대선공약 이행, 의회 협조가 관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부자 증세와 사회안전망 강화, 총기 규제 강화 정책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1년 취임 이후에도 같은 정책을 추진했지만 초당적 지지를 받아 의회를 통과한 정책은 국내 기반 시설을 늘리고 투자를 유도하는 인프라법, 반도체지원법 정도이고 나머지 정책은 지지부진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재선에 성공하면 이른바 ‘억만장자 부유세’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상위 0.01%에 해당하는 자산 보유자들에게 최소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부유세를 도입을 추진했지만 법안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카운티의 국립철도여객공사(암트랙) 정비창을 찾아 철도 기반시설 확충 등의 내용을 담은 인프라법 성과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뉴캐슬카운티=EPA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프의 케빈 무노즈 대변인은 통신에 내년 대선이 “중산층을 위해 싸우느냐, 아니면 부유층의 특권을 위해 싸우느냐의 선택”이라며 이 전망에 힘을 실었다.

공화당 등의 반대로 무산된 3~4세 아동 대상 유치원 무상교육, 미국의 대표적 평생 교육기관인 커뮤니티칼리지 2년간 무상교육, 보육료 지원, 유급 육아휴직 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대 등도 바이든 행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정책이다. 공공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혜택을 확대하고 처방약 가격을 낮추는 것도 과제다.

이 밖에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초반 공약 가운데 투표일을 휴일로 만드는 것을 포함하는 투표권 보호, 경찰의 위법 행위 방지, 전국적인 낙태권 회복 등 시민권과 관련한 공약 역시 이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공격용 소총과 대용량 탄창 금지 등 총기 규제 강화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한 총기 상점 모습. EPA연합뉴스

AP통신은 “의회의 협조 없이는 거의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이러한 목표 중 상당수는 이미 의회의 반대로 인해 막히거나 축소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당면한 과제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다.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미 하원에서의 충돌로 셧다운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의회는 지난 9월30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켰고, 오는 17일까지 후속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내년 2월까지 필요한 지출만 충당하는 또 다른 임시예산안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부에서부터 강경파의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