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스크’ 또 불씨…위증교사 재판, 이르면 총선 전 선고

엄지원 2023. 11.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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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사건'과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분리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사건은 앞서 지난 9월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재판부도 '혐의가 소명됐다'고 봤을 만큼 내용이 비교적 단순해, 별도 재판으로 진행되면 내년 4월 총선 전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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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수사·재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법원이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사건’과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분리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4월 총선 전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야당 안에선 지난 9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에 관한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잦아들었던 ‘사법 리스크’의 불씨가 총선을 앞두고 발화하는 게 아니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는 이날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위증교사 사건을 기존 이재명 피고인 사건에 병합하지 않고 따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쪽 변호인은 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대장동 등 사건과 분리해 진행하면 피고인의 방어권 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병합 심리를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증교사 의혹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아무개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골자다. 실제 김씨는 이후 재판에 나와 이 대표가 요청한 취지대로 진술했다. 검찰은 당시 이 대표와 김씨 사이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한 상태다.

이 사건은 앞서 지난 9월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재판부도 ‘혐의가 소명됐다’고 봤을 만큼 내용이 비교적 단순해, 별도 재판으로 진행되면 내년 4월 총선 전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대장동 사건에 병합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위증교사 의혹은 별도 재판을 요구해왔다. 이 대표와 함께 기소된 수행비서 김씨가 이미 자백한 상황이고, 녹취록이 확보된 만큼 빠른 재판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백현동 사건은 이 대표 쪽과 검찰 모두 대장동 등 사건과의 병합에 동의해 별도 심리 없이 지난달 30일 병합됐다.

법원이 위증교사 의혹 사건의 병합 심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 대표 쪽은 총선을 앞두고 두루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대장동 등 사건과 관련한 재판으로 두차례, 위증교사 의혹 관련한 재판으로 한차례를 포함해 일주일에 세차례씩 재판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 리스크’가 현실화된 모양새다. 지금도 이 대표의 현안 대응이 늦어지면 당내에서 ‘재판에 집중하느라 당무는 뒷전이 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측근은 “총선 앞 주 3일 재판에 출석하는 부분은 우려되기 때문에 병합 심리를 요청한 건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위증교사 혐의의 유무죄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거리다. 이 대표의 측근들은 “유죄가 나오기도 어렵지만, 어떤 결과라도 1심 판결이기 때문에 선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공천만 잘하면 여론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러나 자칫 총선 전 1심 유죄가 선고될 경우 확정판결이 아니어도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다. ‘정권심판론’에 무게를 둔 민주당의 총선 전략이 다시 ‘방탄’ ‘부패’ 프레임에 갇힐 수 있는데다, 이를 고리 삼아 당내 비주류가 이 대표의 리더십을 흔들 가능성도 크다. 반면, 총선 전에 1심 무죄가 나온다면 이 대표와 민주당은 부담을 덜고 선거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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