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학교까지' 온 마을이 함께 키운다

윤신영 기자 2023. 11. 1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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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사·충청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 충남 천안 착한이웃작은도서관·충남 공주 경천마을작은도서관
자연친화적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역 맞춤형 돌봄교실 조성
마을 공동체 네트워크 형성

◇충남 천안 착한이웃작은도서관=천안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은 2016년 성정2동에서 유·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책 읽기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이 부모에게 책을 읽어 주는 활동은 교육적인 효과와 함께 부모와 자녀 간 관계 형성에 좋은 효과를 보게 된다. 도서관 표어인 '꿈을 키움, 마음을 키움, 생각을 키움'처럼 미래세대,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의 '우리동네 마을학교 프로그램' 중 천연염색체험 모습. 사진=충남교육청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은 2022년 현재 위치인 천안시 백석3로 135로 이관했다. 이후 지역 주민들이 교사가 되고 도서관이 학교가 되는 '우리동네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학교에서 운영하는 쿠킹 클래스, 축구 클래스, 뮤지컬 클래스, 원예 클래스, 한자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자연에서 채취한 꽃이나 열매를 활용한 천연염색 체험을 했고, 10월에는 젖소목장에서 짠 우유로 만든 치즈를 활용한 피자만들기 체험 등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배울 수 있는 자연친화적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의 '우리동네 마을학교 프로그램' 중 축구클래스. 사진=충남교육청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은 천안시 최초로 온종일 방과후 돌봄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에는 방과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었지만 정작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돌봄 사각지대라고 지적됐다. 이에 도서관 운영위원들은 온종일 돌봄의 필요성을 느끼고 천안백석초등학교와 연계해 충남형 온종일 돌봄사업에 공모해 최초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착한이웃 작은 도서관은 맞벌이 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으로 학부모와 학생이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시설로 거듭났다. 돌봄시간에는 사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수학, 영어 강의 편성을 했고 교과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건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지난 7월부터는 교육지원청 저녁돌봄에 선정돼 어린이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바이올린, 통기타, 웹툰디자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오후 7시까지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운영한다.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의 저녁돌봄교실 중 기타 수업 진행 모습. 사진=충남도서관

정진 착한이웃작은도서관 대표는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의 온종일 돌봄은 현재 바다 위를 항해하고 있는 작은 배와 같다"며 "군함도 커다란 유람선도 아니어서 매일 같이 현실의 '풍랑'과 '파도'와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민국의 주역이 될 어린 꿈나무들이 안전하게 돌봄을 받으며 꿈을 키우고 마음을 키우고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착한이웃작은도서관은 오늘도 끊임 없이 바다 위를 헤쳐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공주 경천마을작은도서관=충남 공주의 경천초등학교와 경천중학교 사이에는 경천마을작은도서관이 있다. 경천마을작은도서관은 2018년 마을도서관으로 시작해 공주교육지원청 늘품학교에 1호로 선정돼 공모사업을 운영하며, 학교와 마을을 이어주고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경천마을작은도서관은 인근 초등학생들의 돌봄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온종일 마을 방과후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온종일마을방과후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서 돌봄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와 높은 만족도를 통해 앞으로도 돌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천마을작은도서관과 충남교육청 국제교육원이 함께 운영한 영어학습캠프 모습. 사진=충남교육청

경천마을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을 위한 평생학습프로그램, 늘품사업, 돌봄 운영을 위해 학부모, 교사, 지역민들의 재능기부와 교육 기부를 받았고, 이는 다양한 지역 인프라가 연결되고 마을공동체 의식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그림책 지도자 자격반, 보드자격반, 공예, 지역해설사, 생태수업 등 평생학습프로그램은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돌봄 역량을 강화시키기도 했다.

경천마을작은도서관은 마을 주민들을 지역 아이들을 가르칠 역량을 가지게끔 탈바꿈시키고 마을주민들은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봐주는 순환체계를 만든 것이다.

경천마을작은도서관과 계룡면 여성의용소방대가 함께 한 온마을 봉사활동 모습.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경천마을학교는 인근 지역 초등학교 1-6학년 대상으로 평일 저녁 돌봄과 방학 돌봄 프로그램을 매일 운영하면서 지역에 맞는 맞춤형 돌봄 여건을 조성했다.

경천마을학교는 "학교와 마을이 손잡고 아이들의 꿈을 품다"는 표어를 가지고 인근 초등학교 방과후가 끝나는 오후 4시부터 매일 저녁돌봄과 방학돌봄 서비스를 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지역 어르신이자 마을 선생님들을 만난다. 마을 선생님들은 평생학습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지식으로 그림책요리, 과학놀이, 창의놀이, 실용공예 등을 가르치고, 아이들은 같은 마을에 사는 어른들의 돌봄 속에서 지역에 자긍심을 가지고 자랄 수 있다.

학교와 마을을 잇는 '소소한 마당' 행사 모습. 경천마을학교도 함께 했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또 온마을 돌봄 봉사단을 조직해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참여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의 참여는 매년 늘품학교 공모로 이어져,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마을교육공동체 네트워크인 '소소한 마당'으로 결실을 맺는다. 지역 축제인 '소소한 마당'에는 경천중, 경천초, 계룡초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 어르신들까지 참여하고, 500여 명 이상이 함께한다.

마을학교에서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 풍성한 간식 제공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이 마을학교에서 먹는 간식을 저녁으로 삼는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며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먹는 간식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경천마을작은도서관 관계자는 "2학년 때 만나 4학년이 된 아이들의 얼굴에 살이 오르고 키도 크고 밝게 자라는 모습에 뿌듯하고 보람도 느낀다"며 "지역 어르신이자 선생님들의 돌봄 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따스함도 배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농촌지역의 아이들에게 관심과 돌봄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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