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이 끌어올린 아파트관리비…물가 도미노 시작됐다
비빔밥은 한그릇에 1만원 돌파
식자재값 오르자 외식물가 덩달아 껑충
찜질방비, 보험료, 세차비, 아파트관리비등
생활 서비스 물가까지 불안불안
13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따르면 서울에서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2022년 10월에는 평균 6454원이었지만 1년이 지난 지난달에는 7000원을 돌파해 7069원을 기록했다. 1년새 9.5%가 오른 셈이다. 평일 점심에 자장면 한 그릇에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마시면 1만원이 훌쩍 넘을 수 있다. 토,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자장면만 한 달 내내 먹으면 점심값으로만 14만원에 달한다.
시간를 되돌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으로 가보자. 2019년 서울에서 자장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5000원에도 못 미치는 4965원이었다. 평일 한 달 내내 먹으면 자장면 점심값은 10만원이다. 자장면 기준으로 코로나 전후로 한 달 점심값이 4만원이나 뛴 셈이다.
삼계탕 한 그릇 가격도 2만원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그릇에 1만5462원 하던 서울의 삼계탕 가격은 지난달 1만6846원으로 9% 올랐다. 1년새 닭고기 가격이 13.2%나 오른 탓으로 보인다.
비빔밥 한 그릇 가격은 1년새 8.7% 올라 1만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평균 8776원이었지만 이제 서울에서 1만원을 주고 비빔밥 한 그릇 먹기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 3046원이던 김밥 한 줄 가격도 지난달에는 3254원으로 1년 동안 6.8% 올랐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은 1인분(200g)에 2만원이 코앞이다. 서울 소재 식당의 삽겹살 가격은 지난해 10월 1만8851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1만9253원까지 올라왔다. 주류 도매상들이 소주가격 동결에 일단 동참했지만 삼겹살과 단짝인 소주가격이 언제 한꺼번에 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0.2% 떨어졌지만 삼겹살 가격 상승세는 막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물가 불안은 외식비 외에 각종 생활 서비스 영역에서도 감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1년 동안 가장 많이 개인서비스 물가는 해외단체여행비로 15.9% 올랐다. 각종 보험료도 12.9% 상승했다. 대표적인 서민들의 쉼터인 찜질방 가격도 1년 동안 11.5%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빵, 우유, 과자, 라면, 피자, 치킨을 포함한 28개 품목 가격 동향을 매일 확인하는 방식으로 물가 관리를 더 면밀하게 하고 나섰다. 매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부처별로 소관 품목, 서비스 물가가 치솟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가 물가억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물가 안정 추세는 조금 조금씩 더디지만 서서히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비스 물가는 대부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일단 28개 품목 물가가 잡히면 서비스 가격도 시차를 두고 안정화되겠지만 근본적 해법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한꺼번에 가격이 모두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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