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인 감독의 밴픽 경계한 '오너', "우리도 많은 준비해야 할 것"

사진=라이엇 게임즈.

T1의 결승 진출을 이끈 '오너' 문현준이 웨이보 게이밍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T1이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 징동 게이밍을 3대1로 제압했다. 징동의 '골든 로드'를 막아선 T1은 결승에서 웨이보 게이밍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문현준은 "징동이 엄청 잘하는 팀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고, 징동이 이른바 '정배'라는 소리도 많았는데, 그런 것들을 깨부수고 좋은 경기력으로 3대1로 이길 수 있게 돼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고 결승 진출 소감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징동은 이번 대회 최강의 우승 후보 중 한 팀이었다. LPL 스프링, 서머, MSI를 모두 우승하면서 그랜드 슬램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룰러' 박재혁과 함께 '카나비' 서진혁은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에 더해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대표로 맹활약하면서 LCK 팬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문현준은 이날 그런 서진혁을 맞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문현준은 "징동의 최근 팀 색깔을 보면 정글이나 원거리 딜러 쪽에서 캐리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카나비' 선수가 바이나 오공을 잡았을 때는 굉장히 매섭지만, 렐 같은 챔피언은 잘 다루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런 쪽 챔피언 차이로 밴픽 우위를 가져갔다고 생각한다. 또, '카나비' 선수가 오공이나 바이를 가져갔을 때 어떤 걸로 대처할지를 잘 선택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3대1의 승리를 가져간 T1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3세트의 경우에는 상대에게 흐름을 내주며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 번째 드래곤 타이밍에 렐을 플레이한 문현준의 전광석화 같은 한타 개시로 시작된 싸움에서 승리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문현준은 "그 상황이 되기 전에 저희가 한 번 한타를 열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애매해진 상황이었다. 여기서 싸움하지 못하고 드래곤만 내주면 손해가 크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열려고 했다"며 "어떤 콜이 오갔다기보다는 5명이 다 같이 각을 봤었고, 저도 집중력을 발휘해서 그런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징동을 꺾은 T1은 2년 연속 롤드컵 결승 무대에 서게 됐다. 지난해 디알엑스에게 패하며 아픔을 겪은 바 있기에 문현준은 더욱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작년에 후회를 너무 많이 했다. 올해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작년에 그렇게 아픔을 겪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게임할 때도 뭔가 잘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긴장을 좀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어느 정도만 하는 것 같다. 컨디션 자체도 잘 유지되는 것 같아서 이대로만 잘 준비하면 결승전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각오를 불태우고 있는 문현준과 T1은 웨이보 게이밍을 결승에서 상대한다. 문현준은 "웨이보에 양대인 감독님이 있는데, 밴픽적으로 다양한 거를 잘 생각하고 잘 준비하기 때문에 저희도 그에 맞춰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웨이보 팀 자체도 4시드이긴 하지만 모두 고점이 높은 선수들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방심하지 않고 잘 노력해서 좋은 모습으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현준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4 LPL이 올라왔을 때부터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경기력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월즈가 한국에서 하는 만큼 한국 팬이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실 텐데, 그에 힘입어 우승 꼭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까지 응원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