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 있나"…'사채소년' 유선호→강미나, 미성년자 이용하고 당하는 고딩들 (종합)[Oh!쎈 현장]
[OSEN=김보라 기자] “강진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호 받지 못한 학생의 마음은 어떨지 생각을 하며 다가갔다.”
유선호는 13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사채소년’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직접적으로 인물에 공감하지 못해서 다큐멘터리 등 자료를 찾아보면서 공감해 나가려고 했다. 제 주변 친구들이 착해서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기사 등을) 찾아보니 있긴 있더라. 영화를 하면서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영화와 캐릭터에 접근한 방식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사채소년’(감독 황동석, 제공제작 ㈜26컴퍼니, 배급 영화사빅)은 존재감도, 빽도, 돈도 없는 학교 서열 최하위 강진(유선호 분)이 어느 날 학교에서 사채업을 시작하며 서열 1위가 되어가는 하이틴 범죄 액션 영화. 학생들은 미성년자라서 범죄 혐의가 입증 되어도 형법상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나쁜 짓을 저지르고, 어른들은 마땅히 보호 받아야 할 미성년자인 학생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다.
유선호는 주인공 강진 역을 맡았다. 앞서 그는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2019)에 단역으로 출연했었는데 주인공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내가 이걸 잘끌고 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유인수 형에게 도와 달라고 연락을 했다”고 주인공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유선호는 “근데 촬영하면서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열하고 재미있게 찍었다. 개봉을 앞둔 요즘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아서 더 설레고 떨린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고등학생 다영 역을 맡은 강미나도 이 영화를 통해 스크린 데뷔한다. 이날 강미나는 “저도 스크린 데뷔작이라서 굉장히 많이 떨린다”며 “많은 분들이 가볍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내비쳤다. 강미나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그렇게 안 보이지만 다영은 나름 공부를 잘하는 친구다.(웃음) 다영에게 비밀도 많은데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저는 대사 소화보다 그 친구의 눈동자 시선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해석하려고 했다”고 인물을 분석한 과정을 들려줬다.
2016년 걸그룹으로 데뷔한 그녀는 ‘드라마 스테이지-직립 보행의 역사’(2017), ‘계룡선녀전’(2018), ‘호텔 델루나’(2019), ‘꽃 피면 달 생각하고’(2021), ‘미남당’(2022) 등의 드라마로 출연했다. 영화는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황동석 감독은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현장에서 배우들과 고민하면서 뜨겁게 찍었다”라며 “작년 겨울에 찍었는데 올해 안에 극장 개봉을 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황 감독은 영화를 통해 ‘좋은 어른’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학교에 관련된 기사를 보면서 학생들의 빈부격차에 따른 계급 문제를 생각하게 됐다. 우리 사회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본질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학생들에게 좋은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시작했다”며 “제가 처음에 썼던 시나리오에서 결말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나아갔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과 티빙 시리즈 ‘환혼’, JTBC ‘나쁜엄마’(2023)로 눈도장을 찍은 유인수는 집안 좋고 공부를 잘하지만 불량 학생 남영 역을 맡았다. 유인수는 “제가 교복을 입고 연기하는 마지막 작품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순수하게 임했다”라며 “저희가 촬영하면서 느낀 즐거움이 관객들에게도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자신이 맡은 남영에 대해 “단순한 악역보다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이야기에 접근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본질은 같은 공간에 있는 학생들이 평범하게 보이지만 (돈으로 인해)서열이 나뉜다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교실에서 더 나아가 ‘이 사회도 학교와 크게 다를까?’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남영이 서열 1위에서 최하위로 떨어지고 다시 자리를 찾으면서 그 흐름에 맡게 그때 그때 느낀대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신예 이일준, 신수현, 이찬영, 서혜원도 고등학생 역할을 맡아 활약한다. 황 감독은 “라이징 스타들을 캐스팅했다기보다, 이들이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 촬영 전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먼저 만수를 연기한 이일준은 “작년에 열심히 찍은 영화가 올해 개봉한다고 하니까 기분이 새롭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저희 대부분이 영화는 처음이라서 서로 의지하면서 찍었다. 촬영 전에 함께 MT도 다녀오면서 우정을 다졌다. ‘영화 촬영 현장은 다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촬영을 마쳤다”고 돌아봤다.
그는 자신이 표현한 만수에 대해 “캐릭터 자체가 극 안에서 에너지를 끌어주는 인물이다. 학창시절에는 대부분 결핍이 강하지 않나. 자신의 결핍에 대해 순수하게 반항하는 시절이라고 생각해서 학생의 불안에 대해 보여주려고 했다. 그 결핍을 어떻게 해결하고 부딪혀 나가는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신지 역의 신수현은 오디션을 통해 합격했다고 전했다. “처음 영화에 나오다 보니 기대, 걱정, 설렘이 공존한다”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신지는 2인자라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은데 결핍이 있고 다영에 대한 질투심, 남영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신지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들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영을 맡은 이찬형은 “저도 오늘 처음 영화를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봤다”면서 “기영도 공부보다 권력, 서열을 중요시한다. 그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관객들에게 잘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다영의 절친 희원 역의 서혜원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대사가 많이 없어서 인물이 행동하는 게 보시는 분들을 헷갈리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며 “제가 해석한 것은 다영을 가장 생각하는 게 희원이다. 제가 그걸 어떤 눈빛과 행동으로 보여 드릴지 고민했다. 영화를 보실 관객들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인물을 소개했다.
사채업자 랑 역을 맡은 윤병희는 이번 영화 전체를 이끌며 활약한다. “제가 후배들과 작업했다는 생각은 안 했다. 여기 같이 있는 배우들이 첫 데뷔작이라고 말한 것에 놀랐다. 제가 선배라기보다 동료, 또래 배우들과 촬영한다고 생각했다. 서로 좋은 영향을 많이 주고 받으며 촬영을 진행했다”고 돌아봤다.
랑은 고등학생 강진을 만나 그를 사채업계로 끌어들인 인물이다. 윤병희는 그간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단역을 넘어 존재감을 보여줬던 바. 이번에는 한층 더 비중이 높은 인물로서 활약한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2년 전에 봤었다. 그때 감독님이 ‘영화화하면 최랑 역을 꼭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일단 랑 캐릭터는 제가 할 역할이 뚜렷했다. 하지만 자칫 심심할 수 있어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고등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선을 유지했다. 나쁜 어른의 대표적인 인물이라서 그 부분을 잘표현해 보고자 했다”고 인물을 분석한 과정을 밝혔다.
영화를 객관적을 보기 힘들다는 윤병희는 “저희 영화에 좋은 어른이 거의 안 나온다.(웃음) 저 스스로 ‘우리 사회에 좋은 어른이 더 많다’는 메시지를 가지면서 작업했다”며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만나는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간 캐릭터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특명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이번엔 제 평상시 템포와 같게 (대사를) 던져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만족했다.
‘사채 소년’이 가진 장점에 대해 그는 “그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잘못된 판단이 아름답지 못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사채소년’은 이달 22일(수) 극장 개봉한다. 러닝타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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