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영입? 내부 육성? KIA 1루수가 누구야… 김종국 구상은 “시범경기까지 보겠다”

김태우 기자 2023. 11.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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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군에서 장타 잠재력을 보여준 변우혁 ⓒKIA타이거즈
▲ 올해 부진으로 주전 자리를 내놓은 황대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의 2024년 내야 구상은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에서 출발한다. 유격수에는 박찬호가 있고, 3루에는 김도영이 있다. 두 선수 모두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김종국 KIA 감독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박찬호의 휴식을 더 관리하고, 가끔씩 비는 자리는 김도영의 테스트 무대로 활용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2루는 베테랑 김선빈이 버틴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지만, KIA는 김선빈을 잡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아직은 김선빈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김선빈의 뒤에는 올해 백업을 봤던 김규성 홍종표 외에도 박민 윤도현 등 유망주들을 붙여 경쟁을 붙이겠다는 생각이다. 쓸 자원 자체는 풍부하다.

그러나 이들이 던진 공을 잡아줘야 할 1루에 주인공이 없다. 2023년 시즌 내내 이 적임자를 찾기 위해 여러 선수들을 실험했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선수가 없었다. 죄다 낙방이었다. 1루는 아무래도 공격의 포지션인데, 이 공격력에서 기대를 채운 선수가 없었다. 고육지책으로 내야와 외야가 모두 가능한 최원준이 제대하자마자 1루에 활용하기는 했지만 최원준도 합격점을 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KIA가 1루 자리를 놓고 한 시즌 내내 고민했다는 것은 정리가 잘 안 되는 타석 수에서 잘 드러난다. 올해 선발 출전 기준으로 1루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한 선수는 지난해 주전 1루수였던 황대인으로 178타석이었다. 그 다음이 최원준으로 168타석, 그리고 그 다음이 변우혁으로 160타석이었다. 세 선수 타석이 모두 비슷하다. 확실한 주전 선수가 없었다는 것을 상징한다. 오선우(25타석), 김규성(16타석), 김석환(16타석), 류지혁(9타석)까지 1루 자리에 투입되어야 했다.

누군가 하나 가능성을 보이며 튀어 나왔다면 모를까, 올해 그런 성과도 부족했다. 2022년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업그레이드 기대감이 모였던 황대인은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0.213, OPS(출루율+장타율) 0.618에 머물렀다. 부진과 부상 속에 오히려 퇴보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은 거포 유망주인 변우혁도 83경기에서 타율 0.225, OPS 0.664를 기록했다. 재능은 보여줬지만 지속성은 조금 부족했다. 외야가 주 포지션으로 1루는 아르바이트에 가까운 최원준은 장기적으로 이 포지션의 적임자는 아니다.

김종국 KIA 감독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내년 1루의 주전 선수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다고 했다. 일단 올해 1루에서 기회를 줬던 황대인 변우혁 오선우까지 세 명을 계속 경쟁시킬 생각이다. 김석환의 경우는 선수 자신이 외야를 선호하고 있어 일단 1루 투입 구상을 접은 상태고, 이우성 1루 전향도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일 뿐 구체화된 건 없다. 그렇다고 2군에 그 이상의 자원이 있는 것은 아니다.

▲ 시즌 막판 1군에서 1루 기회를 얻었던 오선우 ⓒKIA타이거즈
▲ KIA가 1루 문제 해결을 위해 FA 시장에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연합뉴스

이에 KIA가 이 문제를 일거에 풀어내기 위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1루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홈런 이상을 친 경력이 있는 양석환, 1루와 2루를 모두 볼 수 있는 안치홍이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외부 FA 영입에 적잖은 돈이 드는 것도 그렇고, 보상 선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최형우가 지명타자 자리를 소화하고, 나성범도 훗날에는 점차 지명타자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지션 교통 정리가 쉽지 않다는 고민도 있다.

한편으로는 보호 선수 35명이 묶이는 2차 드래프트에서도 좋은 1루 자원을 데려올 것이라는 보장 또한 없다. FA나 2차 드래프트나 미래가 불확실하다. 결국 일단 내부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김 감독도 현시점에서 외부 영입 가능성은 크게 거론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현재 1루에서 확실한 주전 선수는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내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내년 개막전 주전 1루수는 시범경기까지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어느 선수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간 외부는 ‘S급’ 위주로 살폈던 KIA의 향후 스탠스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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