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한마리' 먹으러 "어게인 서울"···외국인도 맛집 앞에 줄섰다

세종=우영탁 기자 2023. 11. 13. 17: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일 서울 신촌의 한 '닭한마리'집.

줄을 서서 기다리던 한 일본인은 "닭한마리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한식 중 하나"라며 "한국에 놀러간 친구들이 꼭 닭한마리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놀러온 김에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른바 '맑은 닭볶음탕'으로 꼽히는 닭한마리는 사실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메뉴가 아니다.

동대문시장 인근 이른바 '닭한마리 골목'은 한국의 관광 소개 매체에 필수 방문 코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푸드가 뜬다 <3> 미식관광으로 뜨는 한국
방한 이유 1위 3년째 '미식 탐방'
美 매체선 여행 필수코스로 소개
글로벌 스타도 SNS에 "최고예요"
해외서 먹어보고 '본토 맛' 찾기도
[서울경제]

10일 서울 신촌의 한 ‘닭한마리’집. 금요일 저녁 식당을 가득 메운 인파에 오랜 시간 기다려야 자리가 났다.

특히 손님 중 일본인이 약 30%를 차지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한 일본인은 “닭한마리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한식 중 하나”라며 “한국에 놀러간 친구들이 꼭 닭한마리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놀러온 김에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른바 ‘맑은 닭볶음탕’으로 꼽히는 닭한마리는 사실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메뉴가 아니다. 서울 전통 요리라 서울이 아닌 곳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생소한 편이다. 하지만 ‘닭’이라는 보편적인 재료에 맵지 않고 새콤달콤한 양념장에 찍어 먹는 만큼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도 쉽게 빠져들 만큼 진입 장벽이 낮다. 스티브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찾을 때마다 먹었던 메뉴로도 유명하다. 동대문시장 인근 이른바 ‘닭한마리 골목’은 한국의 관광 소개 매체에 필수 방문 코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한국의 맛을 느끼기 위해 한국을 찾는 방한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한국 방문 선택 시 고려 요인으로 ‘음식·미식 탐방’을 꼽은 외국인이 68.0%로 가장 높았다. 2019년까지 1등을 차지하던 쇼핑을 2020년부터 제치고 3년째 방한 이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홍콩(85.8%), 태국(83.4%), 일본(82.9%) 관광객 중 절대 다수는 한국을 찾는 이유로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한국 음식의 인기는 K팝·K드라마를 타고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원이 26개국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음식이 K콘텐츠 브랜드파워지수 1위에 올랐다.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도 역시 74.2%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존에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한식이 인기를 끌었다면 2020년 이후로는 아랍에미리트(UAE)·남아프리카공화국·태국·영국·말레이시아 등에서도 한국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드라마·예능·영화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의 비대면 노출이 확대된 데 따랐다.

해외 스타들에게도 한국 음식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영국 가수 샘 스미스는 2018년 첫 내한 공연 때 들른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산낙지를 맛본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말 좋았다”는 후기를 남겼다. 그는 올해 있었던 두 번째 내한 때는 광장시장의 고향칼국수를 찾았다.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켄드릭 라마 역시 내한 공연을 앞두고 “겉절이와 얼갈이 된장국, 파전 등의 한식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한국 음식을 접한 뒤 이른바 ‘본토의 맛’을 노리고 한국을 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시아 곳곳에서 한국 식당을 찾기는 더 이상 어렵지 않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기간 ‘도한놀이’라는 문화가 유행했는데 한일 양국 간 관광 방문이 중단되자 한국 여행에 대한 갈증을 달래고자 호텔에서 한국 음식, 한국풍 생활 양식을 즐기며 한국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내는 놀이 문화다.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이 놀이는 코로나19가 잦아들며 양국 간 관광 방문이 재개되자 한국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다. 이들은 한국인에게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간장게장’과 같은 음식도 즐겨 먹는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1월 6만 6900명에 그쳤던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9월 25만 102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관광객도 180만 명이다. 지난해 전체 관광객 29만 6867명을 크게 넘어섰다.

/제작지원=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