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 배관 샅샅이 모니터링···"산단안전 이상무"
[여수산단 '통합관제센터' 가보니]
고압가스·화학물질 다루는 산단
폭발·가스유출 등 각종사고 노출
IoT 오염측정시스템 곳곳에 설치
바람방향·온도까지 실시간 체크
불철주야로 재난·안전사고 예방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초입에 자리한 연면적 804.92㎡ 규모의 디지털 통합관제센터 2층에 있는 상황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에 빼곡히 들어찬 대형 모니터가 시선을 압도했다. 이 모니터를 통해 3255만㎡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여수산단의 모든 곳이 한 눈에 들어왔다. 고화질 지능형 CCTV를 통한 산단의 모습 뿐 아니라 산단 상공의 바람의 방향 및 세기와 온도 등 대기 환경은 물론 산단 내 흐르는 4개 하천의 수질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혈관 보다 더 복잡하다는 지상 및 지하에 있는 2200㎞에 달하는 산단 내 각종 배관들의 모습도 그래픽을 통해 모니터에 구현됐다. 하늘부터 땅 속 까지 여수산단의 모든 상황이 통합관제센터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3일 방문한 여수시 미래혁신지구에 마련된 ‘여수산단 통합관제센터’는 국가 중요 산업 시설 중 하나인 종합 석유화학산업 단지의 안전과 환경 사고 예방을 위해 구축됐다.
석유화학산업단지의 특성상 고압가스와 각종 화학물질을 다루는 여수산단은 예전부터 폭발 및 가스유출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권명호(국민의힘·울산 동구) 국회의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 건수는 18건에 이른다. 주요 산단 중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특히 가스·화학물질 유출 사고는 5건이 발생했고, 폭발 사고도 3건이나 있었다. 이로 인해 2021년과 2022년 각각 7명과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40명(사망·부상)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러한 산업단지의 재난·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단지 내 지리적·산업적 특성을 반영해 데이터 수집 및 모니터링이 가능한 통합관제센터 구축에 나섰다. 기존 산업단지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적용, 디지털트윈 및 통합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의 환경·안전 통합관제시스템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현재 인천 남동과 경북구미, 광주첨단 산단에 통합관제센터가 구축·운영 중이다. 통합관제센터 구축이 완료된 산단의 경우 재난 사전예지 및 대비로 화재사고가 2021년 21건에서 2022년 13건으로 38% 감소하는 등 안전 관련 성과가 즉각 나타나고 있다.
여수산단의 통합관제센터에는 2021년부터 3년간 국비 85억 원과 지방비 45억 원 등 130억 원이 투입됐다. 특히 염소와 암모니아 등 유독성 가스를 많이 취급하는 석유화학 업종이 밀집된 여수 산단의 특성에 맞게 환경오염 및 안전사고 예방에 무게 중심을 뒀다.
이광호 여수시 산단환경관리과 과장은 “가스 및 유해 물질 누출 사고 위험이 높은 공단인 만큼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환경오염측정시스템이 빈틈없이 설치 됐다”며 “산단과 인근 민원발생 예상지의 환경측정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기유해물질측정기 20곳, 수질측정기 4곳,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 대기오염 측정시스템 6곳, 통합 기상측정기와 지능형CCTV가 각각 5곳에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측정된 빅데이터는 대기 및 해안 기상정보 등이 더해져 피해 영향 및 확산 경로 예측을 가능케 한다. 실제 이러한 빅데이터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가상공간 활용을 통해 상황실 모니터에 띄어진 산단 지도 위에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상황실 관리자는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당 구역 클릭만으로도 환경정보는 물론 고화질의 CCTV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상황을 즉시 인지할 수 있다. 또 센서가 이상상황을 감지할 경우 경보와 함께 상황실 메인 모니터에 관련 상황이 나타나고, 전자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에게도 상황이 즉시 전파된다.
특히 여수산단에 거미줄처럼 얽힌 가스, 상하수, 폐수, 송유, 공업용수 등 주요 배관 현황을 3차원(3D) 모델 파일을 GIS 파일로 변환해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상황 관리자가 배관을 클릭하면 기업명과 함께 어떤 물질을 운반하는지와 규격은 물론 물질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산단 입주업체는 배관 증설 및 개보수 등 갱신 요인이 발생하면 통합관제센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조례가 제정되면서 배관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염동일 산단공 전남지역본부장은 “통합관제센터 구축사업은 안전·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고예방 및 사고발생시 위험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안전산단 구현을 위해 지자체 및 입주기업과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수=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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