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펜 밑줄 쫙, 메모까지… 하마스 대원 소지품서 발견된 히틀러 저서
반(反)유대주의 내용이 담긴 히틀러의 저서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 소지품에서 발견됐다. 이에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해당 책을 직접 외신 언론 인터뷰에서 보여주며 “하마스는 유대인을 미워하고, 죽이고, 학살하려는 히틀러의 이념을 계속해서 연구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12일(현지 시각) 공식 엑스 계정에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테러 중심지로 사용했던 가자지구의 한 집 어린이 방에서 히틀러의 반유대주의 저서 ‘나의 투쟁’ 사본을 발견했다”며 “하마스는 책의 일부분을 강조하고, 자신만의 메모를 덧붙였다”고 적었다.
정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아랍어로 번역된 ‘나의 투쟁’ 일부 문장이 주황색 형광펜으로 강조된 모습이 담겼다. 페이지 상단에는 자필로 쓴 메모도 붙어 있다. 이스라엘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 책은 어린이 방에서 발견된 하마스 대원 시신의 소지품 중 하나로 발견됐다.
‘나의 투쟁’은 히틀러가 1923년 뮌헨 쿠데타 실패 이후 정치범으로 수감하던 중 쓰기 시작한 책으로, 반유대주의와 군국주의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에서 유대인을 추방하고 게르만족 대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전체주의 구상도 나온다. 2차 대전에서 나치 독일이 패전한 후 책 저작권이 독일 바이에른주(州) 당국에 넘어가면서 주 정부가 출간을 금지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집에서 발견된 이 책이 하마스의 ‘유대인 학살’ 계획을 보여준다며 비판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홀로코스트로 이어진 책이자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책”이라며 “하마스는 여기에 메모를 작성하고, 섹션을 표시해 가며 유대인을 미워하고, 유대인을 죽이고, 유대인이 어디에 있든 불태우고 학살하려는 히틀러 이념을 계속해서 연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진짜 전쟁’”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대통령실도 성명을 통해 “이번에 가자지구에서 발견된 히틀러 책은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하마스 영감의 원천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나치와 동일한 목표, 즉 유대인을 말살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히틀러 사상이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현지 네티즌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히틀러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영상과 글이 확산했다. 이에 전쟁 초기 중립을 표방하던 중국이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고 반유대주의 정서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개전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리치먼드시의회에서 한 팔레스타인 지지자가 “우리는 과거 히틀러의 반대편에 섰다면 지금은 이스라엘의 반대편에 서 있다”고 말한 내용을 상세히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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