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모든 사업 원점 재검토"···택시 수수료 3% 이하 추진
金, 13년만에 수염 깎고 회의 참석
"외부 통제 속 국민 눈높이 부응"
비주축 계열사 정리 등 속도낼듯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업계 만나
가맹 택시 실질 수수료 3%이하 추진
연말까지 공정배차 등 개선안 마련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의 김범수 창업자가 13일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강도 높은 경영 쇄신 의지를 밝혔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공개 비판한 카카오택시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와의 첫 간담회를 열고 가맹택시 실질 수수료율을 기존 최대 5%에서 3%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골자로 한 사업구조 개선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4단체는 올해 말까지 공정 배차를 위한 새로운 매칭 시스템 개발, 가맹 운영 구조 변경, 근무 환경 등에 관한 개선 방안도 함께 도출하기로 했다.
김 창업자는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알파돔타워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제3차 공동체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쇄신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 창업자로서 많은 분의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준법과신뢰위원회와 경영쇄신위원회를 통해 외부 통제도 받으며 빠르게 쇄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날 본사 격인 판교 아지트가 아닌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공동체비상경영회의를 열었다. 최근 불거진 카카오택시의 독과점 체계 개편 전략을 직접 마련해 카카오 공동체 전체에 대한 경영 쇄신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의에는 김 창업자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 주요 관계사 대표와 임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김 창업자는 2010년부터 13년간 길러온 수염을 깎고 회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연내 내놓을 경영 쇄신 방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하고 있다. 김 창업자는 쇄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올해 말에 가시적인 방안을 내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달리겠다”고 답했다. 카카오 안팎에서는 내부통제 역량 강화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무분별한 확장 정책 개선 및 일부 계열사 정리 등이 쇄신안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카카오가 김소영 전 대법관을 초대 위원장으로 위촉해 설립한 외부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준법·윤리경영을 강화하는 시스템 도입과 함께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경영 쇄신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택시 4단체, 카카오택시 가맹협의체와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가장 논란이 됐던 수수료 체계와 관련해 가맹택시에 실질 수수료를 3% 이하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서 3만 대가량 운영 중인 카카오블루 가맹택시 수수료를 지금보다 낮춰 택시업계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개인택시나 법인택시가 운임 20%를 수수료로 내는 ‘가맹 계약’과 회사가 운임의 15~17%를 개인·법인택시에 돌려주는 ‘업무 제휴 계약’의 이중구조 계약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계약 방식을 고려하면 택시기사들이 카카오에 내는 수수료는 3~5% 수준이다. 이에 택시 업계는 카카오 수수료가 경쟁사인 우티(2.5%)보다 비싸다며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해왔다.
업계에서는 수수료가 낮아지면 더 많은 개인·법인택시가 ‘카카오T 블루’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어 상생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카카오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신규 출시할 계속 가맹금(가맹 수수료)은 3% 이하로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라면서 “계속 가맹금을 최소화한 새로운 가맹 서비스 상품 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며, 기존 가맹택시 참여자들에게도 신규 가맹택시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4단체와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려 12월 31일까지 수수료 체계 개선안을 포함한 공정 배차, 가맹 운영 구조 및 근무 환경 개선안도 도출하기로 했다. 우선 업계 의견을 수렴해 수락률이 높은 택시를 우선 배차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차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류 대표는 간담회에서 “매칭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새로운 택시 매칭 시스템을 구축해 ‘콜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매칭 시스템 알고리즘을 단순화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 의혹에 독과점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카카오T 플랫폼을 다른 택시 플랫폼에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T 플랫폼 내에 경쟁사나 공공 플랫폼이 탑재되거나 다른 택시 플랫폼과 연동하는 방식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수수료 체계가 바뀔 경우 복잡했던 이중 계약 구조가 변경돼 새로운 가맹 계약 방식이 도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현행 가맹택시에 적용되는 시스템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자율주행·도심항공교통(UAM) 등 각종 미래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가 제한돼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상생 차원에서) 택시 업계의 의견을 가장 우선적으로 반영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 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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