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두리안 사랑에…커피농사 포기하는 베트남 농민들

이시내 기자 2023. 11.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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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열대과일 두리안이 인기를 끌자,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이 커피나무를 갈아엎고 두리안 재배에 나서고 있다.

올해 두리안 재배로 8만1000달러(1억7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농민 팜 반 쭝(54)은 "이 지역에 중국 바이어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두리안 덕분에) 우리 현지인들은 부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농사를 접고 두리안을 재배하고 있다는 농민 베 둑 후인(26)도 올해 수확한 두리안 4t을 중국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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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열대과일 두리안이 인기를 끌자,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이 커피나무를 갈아엎고 두리안 재배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중국에서 열대과일 두리안이 인기를 끌자,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이 커피나무를 갈아엎고 두리안 재배에 나서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리안이 새로운 소득작물로 떠오르자 커피 주산지인 중부 고산지대가 두리안으로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지역 농민들이 전통작물 재배를 포기하고 돈이 되는 두리안 재배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작목 전환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양국간 무역장벽이 낮아지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두리안 재배로 8만1000달러(1억7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농민 팜 반 쭝(54)은 “이 지역에 중국 바이어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두리안 덕분에) 우리 현지인들은 부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농사를 접고 두리안을 재배하고 있다는 농민 베 둑 후인(26)도 올해 수확한 두리안 4t을 중국으로 보냈다. 그는 “동일 재배면적 기준 두리안이 커피보다 5배 많은 소득을 준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두리안이 부를 상징하는 과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 ‘체리 자유(Cherry Freedom)’ 시대가 가고 ‘두리안 자유(Durian Freedom)’ 시대가 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한 두리안은 한해 80만t에 이른다. 다국적 과일유통 기업 ‘돌 푸드(Dole Food)’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번째로 큰 두리안 소비국이다. 이같은 기조가 지속된다면 2030년엔 중국이 최대 소비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두리안 사랑은 베트남 농촌주민들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업체 CEIC에 따르면 최근 몇간 베트남의 과일·채소 수출의 60%가량은 중국으로 갔다. 10년 전엔 중국 비중이 3분의 1 정도였는데 현재는 절반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WSJ는 중국이 ‘변덕스러운 무역파트너’라는 점을 꼬집으며 대중 수출 의존도 심화되면 베트남 지역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2020년 호주산 와인에 대한 막대한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의 근원지를 밝히기 위해 호주 정부가 독립적인 조사를 요청한 뒤에 나온 조치였다. 중국은 또 2012년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빚은 뒤, 필리핀 바나나 재배농가에서 밀 벌레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바나나 수입을 중단했다. 

윤 선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팀슨 센터의 중국담당 국장은 “중국은 언제든 정치적인 분쟁을 계기로 무역보복을 할 수 있다”며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은) 기회이자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베트남 농업부와 국영 언론도 현지 농민들의 무분별한 두리안 재배를 경계하고 있다. 농업 전문가들은 중국 이외의 수출 시장을 찾고 두리안의 국내 소비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말처럼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두리안 무역상 응우옌 타이 후옌은 “일본에 두리안 판매를 시도했지만 과일 특유의 강한 냄새 탓에 일본 구매자들은 소량만 가지고 갔다”고 말했다. 다른 무역상도 “두리안을 지역 외부에서 구매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며 최근엔 가격이 높아져 현지인들은 두리안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고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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