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진욱 민주당 당 대표 정무특보 "혁신안 담긴 통합에 당론 모아야"
"정치인들 때문에 시민 마음고생 너무 많아…'국회의원 소환제' 꼭 필요"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정무특별보좌역을 13일 <더팩트>가 만났다. 인터뷰는 더팩트 광주전남본부 사무실(서구)에서 이뤄졌다. 정 특보는 광주 동남갑 선거구 출마 예정자이기도 하다. 동그라미 안에 큰 별이 있는 유난히 큼직한 배지가 눈에 띄었다. 무슨 배지인지를 물었더니 독립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광복군 휘장이라 답했다.
정 특보는 이재명 대표 동조 단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려 16일이나 곡기를 끊었다. 그러나 정 특보 본인은 지난 8월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직후부터 뭔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대표 단식이 실천에 나선 계기가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광복군 휘장 배지가 비로소 가슴에 와닿았다.
정 특보는 지난 추석 전 언론사 후보 선호도 조사(광주시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중 각 지역구별 500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로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ARS 자동응답조사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5.3~6.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에서 현역인 윤영덕 의원을 오차 범위 밖에서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정치 신인으로선 괄목할만한 결과다. 정 특보는 기존의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에 얻게 된 성과일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 특보와의 일문일답.
-동조 단식 기간이 길었다. 지금 건강은?
후유증이 좀 있다. 아직도 평소의 식욕을 못 찾고 있다. 학생운동을 하던 때 DJ‧YS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투쟁을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해본 적이 있다. 젊은 시절이었고 고작 4일했기에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몰랐다. 뭔가를 주장하기 위해 오랜 단식을 하는 사람들의 결기를 몸으로 이해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단식을 시작한 지난 9월 4일은 원래는 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다. 출마 선언 대신 단식에 돌입했기에 유의미한 단식을 하고 싶어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광장 토론회를 시작했다. 16일 단식기간 중 13회 토론회를 했고, 그 이후에도 지속해 17회 토론회를 열었다.
1000여 명 이상의 시민들이 5‧18 민주광장 단식장을 찾아왔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지지자들의 성원도 큰 힘이 됐다. 얼마 전 식당에 갔는데 주인이 밥값을 안 받겠다고 해서 겨우 음식값을 치렀다. 단식으로 광주시민의 명예를 지켜줬다는 게 음식값을 안 받겠다는 이유였다.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울컥했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180석을 줬는데 무얼 했느냐는 울화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이 답답함을 풀어주고 싶다.
이재명 대표가 늘 이런 얘길 한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국민이 한다. 무척 공감이 가는 말이다. 정치인은 국민이 쓰는 도구일 뿐이다. 국민 요구에 벗어나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면 정치가 실종된 상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치가 행동하지 않기에 국민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 그 빈자리를 정치를 향한 냉소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 중앙 정치의 현안이든, 지역성장 현안이든, 국민들이 바라는 걸 실현시키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
- 스스로 생각하는 타 후보군과의 차별성은?
선거 캐치 프레이즈 중의 하나가 '싸울 때는 용감하게, 일할 때는 유능하게'이다.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차별성의 첫 번째 항목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정치인의 당연한 책무였지만 언제부턴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언론인, 대기업 임원, 벤처기업 CEO, 심지어는 사업체를 운영하다 망해 먹기까지 했다. 400명 가까운 직원들의 월급도 줘봤고 가난한 백수로도 살아봤다.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광주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광주에서 아내를 만났고, 아이들도 광주에서 키웠다. 그래서 보통의 시민들이 어떤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고통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정치 현장에서 '주민 감수성'이라는 말을 곧잘 사용하지만 나는 그 말을 '주민 고통 감수성'이라는 말로 이해하고 싶다. 이 고통 감수성이 타 정치인들에 비해 높다는 점을 개인적으로 특히 강조하고 싶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 4차례, 대표 정무특보 등 친명 후보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수박논쟁'에 대한 생각은?
단식을 끝내고 복귀를 준비 중인 이 대표가 여러 방면을 통해 의견을 모을 때,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극구 의견을 피력했다. 다른 목소리를 낸 분들을 보듬어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혁신이 없는 통합은 언제라도 다시 허물어질 수 있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통합에 나서야 하되, 혁신을 바탕으로 한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에 당론이 모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선거제 개편 또한 핵심 관심사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여의도에 입성해야 한다. 거대 양당이 격돌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갈등을 줄이려면 소수 정당들이 정치 다양성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 국회가 그러지 못한 게 사실이다.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남은 문제가 있다. 정권이 야당 죽이기에 올인하는 과정에서 다른 정치적 논의나 상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버렸다는 점이다. 야당 입장에서 본다면 힘 있는 야당 구축 외에는 민주주의나 헌법 질서를 지키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치가 30~40년 후퇴해 버렸다.
위성 정당 방지, 정치연합 등 양당제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이 시도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정권이나 집권 여당 차원에서 권력 기득권을 버리고 정적 죽이기가 아닌, 정치 다양성을 위한 정치 혁신에 진정한 모습으로 나서야 한다.
여야 간에 이게 잘안 되니까 한국 정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은 정치 다양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지만 일반 국민들은 서로 진영으로 갈라서서 양당 싸움에 휩쓸리고 있는 국면이다. 오는 12월 12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 전에 마무리돼야 할 사안이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가다 보면 졸속으로 여야 타협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걱정도 많다.
-선거구민들을 만나면 요즘 주로 어떤 얘기들을 하나?
여의도 정치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시민들이 현역 국회의원들 때문에 마음 고생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국회의원 소환제를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약속을 한다. 현재 입법 발의는 돼 있지만 보류가 된 상황이다.
만약 여의도에 간다면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국회의원 소환제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쇼핑몰에서 하찮은 물건을 사도 반품이 자유로운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국회의원을 뽑아놓고 반품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서는 남구와 인근 나주 혁신도시를 통합한 에너지 산업 중심, 기능 중심의 메가시티를 만들겠다는 얘기를 주민들과 자주 나눈다. 또한 남구를 교육특구로 만들고 싶다. 지금 전국 지자체가 지역을 교육발전 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경주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남구 교육 특구는 남구의 교육을 교육청의 행정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참여해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만들어가자는 제안이다. 이게 실현되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다양한 창의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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