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스트레스, 머리 부상보다 더 많은 뇌 변화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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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초기에 받는 스트레스는 머리에 입은 부상보다 더 많은 뇌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외상과 스트레스를 함께 가진 환자의 치료 전략을 세울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머리 부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할 때 이 환자의 인생 초기 스트레스 경험을 함께 조사하고 그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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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초기에 받는 스트레스는 머리에 입은 부상보다 더 많은 뇌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외상과 스트레스를 함께 가진 환자의 치료 전략을 세울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캐서린 렌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심리학과 박사 연구팀은 12일(현지시간) 국제신경과학회 연례회의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이들은 잘 넘어지기 때문에 성인보다 머리에 부상을 입는 일이 많다. 일부 부상은 향후 기분장애를 일으키거나 성인이 된 이후 약물 남용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어린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와 외상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위해 생후 14일이 된 새끼 쥐를 어미 쥐와 일시적으로 분리시키는 방식을 활용했다. 스트레스만 단독으로 받은 쥐, 머리 부상만 입은 쥐, 머리 부상과 스트레스를 모두 가진 쥐, 두 가지 모두 없는 쥐들을 대상으로 뇌 상태를 비교했다.
단일핵 RNA 염기서열을 분석해 쥐들이 청소년 후반기에 이른 시점, 뇌 해마 부위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그룹과 스트레스 및 외상이 모두 있는 그룹에서 주목할만한 변화가 확인됐다.
두 그룹 모두 뇌 가소성과 연관된 흥분성 신경세포와 억제성 신경세포 경로가 활성화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뇌 발달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에 발생하는 이 같은 뇌 변화가 향후 인생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그룹은 또 모성 행동, 사회적 유대감과 연관이 있는 호르몬인 옥시토신 관련 신호전달에도 변화가 있었다. 스트레스 그룹과 스트레스 및 외상이 함께 있는 그룹은 옥시토신 통로가 활성화됐지만, 나머지 두 그룹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머리 부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할 때 이 환자의 인생 초기 스트레스 경험을 함께 조사하고 그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았다. 외상만 입은 환자와 외상 및 스트레스를 함께 경험한 환자는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쥐들이 성인이 된 이후 진행한 관찰 실험에서는 어린 시절 스트레스를 경험한 그룹만 넓은 공간으로 자주 이동하는 행동을 보인다는 점이 포착됐다. 넓은 공간은 설치류가 포식자에게 공격받기 쉬운 공간이다. 인생 초기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향후 위험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으로 치면 약물 남용과 같은 물질사용장애를 보일 수 있다.
연구팀은 “초기 삶의 스트레스가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스트레스와 뇌 변화 사이의 연관성은 공중 보건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주제”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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