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끊긴 인큐베이터, 아기들 꺼내 포일로 감싸”…알시파병원의 사투
미숙아 2명 포함 아기 5명 사망
“가자 북부 모든 병원 운영 중단”
시신 방치, 전염병 창궐 우려
美 “하마스, 3세 아기 인질 억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 시파 병원에서 민간인·의료진 참사가 현실화했다. 연료와 의약품 공급이 차단된 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치열한 전투가 3일째 계속된 결과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결국 병원이 사라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본인의 X(트위터)를 통해 “가자시티 알 시파 병원이 더 이상 병원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한 피난처여야 할 병원들이 죽음과 파괴, 절망의 현장을 바뀌고 있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병원인 알 쿠드스 병원이 운영을 멈췄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알 시파 병원장은 현지 매체 알아라비에 “꺼진 인큐베이터에서 신생아들을 꺼내 알루미늄 포일에 싼 후 뜨거운 물 옆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온도 조절을 돕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의료진들은 또 신생아들을 일반 병실로 옮기고, 마지막 남은 전력을 투입해 온도를 높이고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다른 환자들도 재앙적인 위기에 처했다. 수술실이 폐쇄돼 중환자들은 응급처치만 받고 있다. 마이 알 카일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장관에 따르면 병원 주변에서의 치열한 전투가 지속되면서 시신들이 밖에 매장되지 못하고 병원 실내에 방치되고 있다. 시신이 이미 부패하고 있어, 전염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WHO는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한 달여 동안 가자지구 병원과 센터 등 의료시설에 137차례의 공습이 이뤄졌고, 의료진과 환자 총 52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OCHA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20개 병원이 가동을 중단했다.
인도주의 붕괴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알 시파 등 병원에 하마스가 숨어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오히려 하마스가 가자지구 남부로 대피하려는 주민들을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썼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은 이날 X에 이스라엘군 보병들이 알 시파 병원 앞에 300L의 연료를 두고 왔지만 하마스가 연료를 가져가려는 직원들을 막았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에 병원을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했느냐’는 물음에 “하마스가 지휘와 통제, 무기 보관, 병력 수용을 위해 병원 등 민간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는 공개적인 보고가 있고 이는 전쟁법 위반”이라고 답했다. ‘알 시파 병원에 하마스 지휘 본부가 있다는 분석에 동의하냐’는 물음에는 “하마스는 역사적으로, 또 이번 분쟁에서도 병원 등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반복했다.
병원과 의료진은 국제인도법(IHL)에 따라 전쟁 중에도 보호받는다. 병원은 군사적 공격 목표가 될 수 없고, 의료진은 환자·민간인과 마찬가지로 우선적으로 보호된다. 하지만 국제적십자사는 군사적 목적으로 병원이 사용될 경우, 병원과 의료진은 이같은 지위를 잃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 미국은 이날 하마스가 인질로 붙잡은 인질 가운데 3세 아기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통화하고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석방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아기의 부모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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