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 연 1만명 공급···SK팜테코,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암세포만 타깃하는 개인 맞춤형 최첨단 면역치료제
CBM·이포스케시 인수, CGT 치료제 생산시설 확충 가속
5000㎡ 이포스케시 2공장 유럽·미국 품질기준 충족
CBM, 세계 최대 규모 세포치료제 시설 40% 완공
알그림 사장 "첨단 인프라로 난치병 연구개발 지원"
SK㈜의 자회사 SK팜테코가 미국 세포유전자(CGT) 치료제 위탁개발생산기업(CDMO)인 CBM 경영권 인수를 완료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인수한 이포스케시와 더불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바이럴 벡터의 생산성을 높이며 바이오 의약품 생산 수주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컨퍼런스(CPHI)에서도 SK팜테코는 CBM과 함께 주요 고객사 미팅에 참석해 혁신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새롭게 추가된 역량을 소개하는데 집중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가운데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등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치료제 분야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몸에서 암세포를 찾아내 파괴하는 T세포를 뽑아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유전정보를 파악하고 환자 몸에 다시 투입해 암세포 파괴 능력을 강화하는 방식의 개인 맞춤형 최첨단 면역치료제다.
CAR-T는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단 한 번의 투여 만으로도 효과를 보여 ‘꿈의 항암제’라고 불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CAR-T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5억 달러(2조 원) 규모에서 매년 39.1% 성장해 오는 2026년 76억 달러(10조 2000억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6개의 CAR-T 치료제가 승인받았다. 한국에서는 노바티스의 CAR-T 항암치료제 킴리아가 승인돼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향후 CAR-T 신약에 대한 승인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 역량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혈액학회(ASH)에 따르면 미국에서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약 40%는 CAR-T 치료제를 받기 위해 1년을 대기하고 환자의 4분의 1 이상이 치료 대기 중 사망했다. CBM은 CAR-T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간 1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공급 가능한 세포치료제 시설을 구축 중이다. SK팜테코 관계자는 “현재 건설 중인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은 생산기간은 단축시키고 비용은 최소화하고 있다” 며 “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치료 비용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팜테코가 2021년 인수한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 역시 올해 렌티 바이러스 벡터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킨 자체 생산 플랫폼 ‘렌티슈어(LentiSure)’를 선보이며 세포치료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렌티 바이러스 벡터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사용되는 벡터로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CAR-T 치료제에 있어서는 CAR를 환자의 T세포에 전달하는 구조다. 이포스케시는 높은 수율의 세포 배양·수확 역량과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렌티 바이러스 벡터의 품질과 생산성 모두를 확보했다.
SK팜테코는 올해 6월 이포스케시의 2공장을 완공함으로써 1만㎡의 유럽 최대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프랑스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제노폴에 자리한 제 2공장은 5000㎡ 규모의 시설로 유럽과 미국의 우수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가이드에 맞춰 설계됐다. 이포스케시 2공장은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바이럴 벡터인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AV)와 렌티 바이러스 벡터(LV)를 임상용부터 대량 상업용까지 생산한다.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는 주로 유전자 치료제, 렌티 바이러스 벡터는 세포 치료제에 사용된다. 이포스케시는 대량 상업 생산에서도 높은 품질의 바이럴 벡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2공장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규제기관 심의를 마친 후 2024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CBM도 대량 생산 부지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 기준으로 약 6만 5000㎡(약 2만 평)의 세계 최대 규모 부지를 확보한 CBM은 현재 전체의 약 40%를 완공해 바이럴 벡터 생산, 프로세스 개발, 분석법 개발, 테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팜테코 관계자는 “건설 중인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원료인 플라스미드,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완제품에 걸쳐 공정개발·생산·분석 등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역량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요그 알그림 SK팜테코 사장은 “난치병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신약들이 지속 개발되고 승인받는 상황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SK팜테코는 첨단 인프라와 생산 역량을 구축하는 투자를 통해 신약 개발사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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