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토끼는 수궁에 얼마나 있었을까? - 판소리

유선미 공주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2023. 11.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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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노래한 판소리 ≪수궁가≫의 내용은 잘 알려진 것처럼 용왕이 병이 깊어져 토끼 간이 명약이라는 처방에 거북이가 어명을 받아 토끼를 잡으러 세상으로 나와 토끼를 데리고 용궁으로 들어갔는데, 토끼가 간을 꺼내 육지바위에 널어놓고 왔다고 꾀를 내어서 다시 살아나오는 얘기이다.

질문에 답은 거북이가 육지에 처음 나와 육지풍경을 노래한 <고고천변> 대목과 토끼가 꾀를 내어 살아서 거북이 등을 타고 나오며 그 감회를 노래한 <가자어서가> 대목의 사설에 나와 있다고 하고, 판소리 사설의 한문구의 내용을 해석해 주면서 노랫말에 따른 음악적 요소를 설명해 주면 판소리의 문학적, 음악적 우수성에 감탄을 하며 학습자들은 판소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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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미 공주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노래한 판소리 ≪수궁가≫의 내용은 잘 알려진 것처럼 용왕이 병이 깊어져 토끼 간이 명약이라는 처방에 거북이가 어명을 받아 토끼를 잡으러 세상으로 나와 토끼를 데리고 용궁으로 들어갔는데, 토끼가 간을 꺼내 육지바위에 널어놓고 왔다고 꾀를 내어서 다시 살아나오는 얘기이다.

참 재미있고 웃기는 부분이 많은 이야기인데, 청중은 판소리를 들으면서 웃음 포인트에서 잘 웃지를 않는다.

왜 그럴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때의 언어와 오늘날의 언어가 많이 달라져서 그런가? 라는 의문을 갖고 청중들이 다 같이 웃는 웃음의 포인트를 살펴봤더니 옛날 말투여도 쉬운 말로 된 우리말 사설부분에서는 다 같이 웃었다. 그러나 한문구로 된 사설 부분은 아무리 해학적으로 노래를 해도 사설내용을 못 알아들으니 웃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오늘날 판소리 공연에서 적극적인 청중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우리는 어떠한 고민을 해야 할까? 음악 교육자인 나는 판소리 관련 수업에서 학습자들이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목과 관련하여 다음 예와 같은 수수께끼를 낸다.

"거북이가 토끼를 잡으러 어느 계절에 육지에 왔을까?"

"토끼가 살아 육지로 나온 계절은 언제일까?, 토끼는 수궁에 얼마나 있었을까?"

질문에 답은 거북이가 육지에 처음 나와 육지풍경을 노래한 <고고천변>대목과 토끼가 꾀를 내어 살아서 거북이 등을 타고 나오며 그 감회를 노래한 <가자어서가> 대목의 사설에 나와 있다고 하고, 판소리 사설의 한문구의 내용을 해석해 주면서 노랫말에 따른 음악적 요소를 설명해 주면 판소리의 문학적, 음악적 우수성에 감탄을 하며 학습자들은 판소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다.

그렇다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는 소리꾼들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전통적인 판소리 광대(소리꾼)의 조건을 보면 중에 첫째는 인물이 잘생겨야 하고(인물치례), 둘째는 이야기 내용 구성이 좋아야 하며(사설치례), 셋째는 음악성이 좋아야 하고(득음치례), 넷째는 이야기에 맞는 몸짓을 잘해야(발림치례) 한다. 즉, 판소리에서는 이야기 내용 구성과 전달의 문제가 음악성보다 앞선다는 소리이다. 사설내용을 알아야 광대의 소리에 청중이 공감하고 추임새를 넣어 적극적으로 공연에 동참하며 함께 소리판을 꾸려가는 것이 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판소리가 성행했던 조선 후기의 판소리 주요 청중은 양반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수준에 맞춰 한문구로 사설을 붙여야 했을 것이다. 이제는 양반이 주요 청중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 주요 청중이다. 판소리 사설을 청중이 알아들을 수 있는 오늘날에 맞는 언어로 재구성해서 소리판을 벌일 때 소리꾼과 청중이 공감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공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판소리는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어 보존·전승되어 왔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3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어 세계걸작예술이 되었다. 따라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세계걸작예술이 된 판소리를 보존·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소리를 계승·발전시켜 오늘날의 예술로 만들어 가는 것도 우리의 과제라 생각한다.

판소리 수궁가에서 거북이는 토끼를 잡으러 국화가 피는 가을에 육지에 나왔고, 토끼는 진달래 피는 봄에 살아서 나온다. 따라서 토끼가 수궁에 머문 시간은 약 3개월 정도로 추정된다. 유선미 공주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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