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 '맞춤형 억제전략' 개정…9·19 군사합의 문제 논의(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박수윤 기자 = 한국과 미국이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문서인 '맞춤형 억제전략'(TDS)을 10년 만에 개정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서울에서 열린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개정된 TDS에 서명했다.
TDS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 국방장관 간 전략문서다.
2013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SCM을 계기로 처음 작성됐는데, 이후 급속도로 고도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SCM 이전에 개정한다는 목표로 논의를 진행해왔다.
한미는 또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군 조기경보위성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핵·WMD 사용 가능성 대비 TDS 개정"
개정 TDS에는 북한의 핵·WMD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반영됐다.
특히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에 합의함에 따라 정보공유를 비롯해 기획과 실행 등 확장억제의 전 과정에서 한미가 함께한다는 전략적 방향성이 개정 TDS에 반영됐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기존 확장억제가 미국의 핵전력에 의존하고 있다면 워싱턴선언에서 합의한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이제는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식 전력 지원을 위해 공동 기획과 실행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NCG의 유용성을 거듭 확인하며 힘을 실어줬다.
한미 국방장관은 SCM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NCG가 북한의 핵사용에 대비한 한미동맹의 실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가고 있다면서 NCG의 진전상황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 미사일 위협 대비 美위성 정보 실시간 공유
한미 장관은 SCM 공동성명에서 "고도화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국 조기경보위성 정보공유 체계를 통해 동맹의 탐지 능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한국군은 미군이 운영하는 조기경보위성이 보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지 않았다"며 "그것을 실시간 공유해서 그 정보가 우리 감시, 요격 무기체계로 실시간 전파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또한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전략을 심화,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연구의 착수하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한미 미사일방어공동연구협의체(PAWG) 관련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한미는 점증하는 위협에 대한 동맹의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우주와 사이버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으며,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태세 강화를 위해 국방사이버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방위산업 및 국방과학기술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체결을 앞둔 한미 공급안보약정(SOSA) 등 양국의 방위산업 기반 연계 노력에 주목한다며 "방위산업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국방상호조달협정(RDP-A)의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 문제도 논의…"미측 경청"
한미 국방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의 효력정지 문제도 논의했다.
신 장관이 오스틴 장관에게 대북 감시·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정지 필요성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한미 양국에서 의견을 나눴고, 앞으로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와 관련해선 SCM 전에도 합참이 연합사, 주한미군사령부와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공유해왔다"며 "오늘 SCM에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미측은 이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이지 어떤 방향을 한미가 합의해서 정해가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도 북한의 위협을 잘 보면서 서로 긴밀하게 소통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러 무기거래 안보리 결의 위반…대만해협 안정 중요"
한미 국방장관은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양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다수의 미사일 시험발사,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 시도, 러북(북러) 무기거래 등이 명백한 기존 유엔안보리 결의의 위반임을 확인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양측은 동맹의 압도적 힘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는 동시에 제재와 압박을 통해 핵개발을 단념시키는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중국의 해양 진출과 대만에 대한 위협적인 행동도 견제했다.
양 장관은 "남중국해 및 여타 해양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 유지,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와 해양의 합법적 사용을 포함한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4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공동성명'에 반영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역내 국방 및 안보협력을 지속 증진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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