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중세 유럽인 이야기
모험·전쟁·기도·조각하는 중세의 유럽인들
중세 유럽인 이야기
유럽 전역을 정복하고 초토화시킨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흰 얼굴과 파란 눈, 덥수룩한 수염에 큰 덩치를 가졌다. 커다란 방패와 도끼, 뿔 달린 투구를 쓰고 해안가를 약탈하거나 교역을 했던 바이킹이다. 8~11세 로마 문명권과 동떨어진 스칸디나비아의 민족들은 내륙으로 진출해 유럽 민주주의와 상업의 발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눈밭에 사흘 동안 맨발로 서서 용서를 빈 황제와 그 황제의 복수전에 무릎을 꿇은 교황, 당대 가장 뜨거웠던 십자가와 왕관의 싸움에서 유일한 중재자였던 마틸다 여백작, 코르도바의 로미오와 줄리엣, 두 국왕과 결혼해 후일 두 국왕을 낳고 십자군전쟁에 참전하는 한편 사랑의 궁정을 이어간 아키텐의 알리에노르, 로레토의 검은 성모 앞에서 불임의 고통을 호소하는 루이 13세 부부, 중세의 천재적인 건축가와 조각가 그리고 석공들, 500년 만에 밝혀진 메디치가의 청부살인 사건의 주범 등.
스칸디나비아에서 중서부 유럽, 이베리아반도, 러시아까지 중세인을 만나는 천년의 여정을 다룬 책 '중세 유럽인 이야기'는 서로마 제국이 멸망(476년)하고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4~6세기)이 있었던 5세기부터 르네상스(14~16세기) 그리고 근세(1500년~1800년)가 시작되기까지의 5세기부터 15세기까지의 중세 시기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탐구한다.
서양학자이자 역사 스토리텔러인 저자가 쓴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의 프리퀄인 이 책은 전작의 잔 다르크부터 나폴레옹까지 근대 유럽을 활보한 개성 넘치는 인물들보다 앞선 중세 유럽의 격정적인 야만성과 세련된 문화가 공존하는 중세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360쪽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대표적인 소장품 '모나리자'는 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작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이 작품을 환수하기 위해 벌인 치열한 반환 전쟁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2019년 이탈리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거 500주년을 맞아 '모나리자' 환수운동을 전개했다. 이탈리아의 역사학자는 '모나리자; 실존 인물로 추정되는 리자 델 조콘도의 무덤을 발굴하며 DNA를 검사하고, 어떤 정치인은 프랑스에 공개적으로 반환을 요구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책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는 화려한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세계적인 예술품들 상당수가 전쟁과 도굴, 도난 등 야만적이고 약탈적인 행위에 의한 전리품이라는 사실을 꼬집는다. 우리 문화유산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강탈되거나 반출된 예술품들이 적지 않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1980년대 인기 뮤지션 보이 조지는 합법적인 경매나 지인들로부터 선물 받고, 미술상에게 제돈을 주고 명화를 샀지만 논란이 된다.
1985년 보이 조지는 런던의 한 골목에서 판토크라토르(그리스도상)를 구입해 거실에 걸어놨다가 한 TV방송에 노출되자 이를 확인한 키프로스 정교회로부터 반환 요구를 받는다. 해당 그림은 1974년 튀르키예가 키프로스 침공 당시 차랄람보스 교회에서 약탈한 문화유산이었다. 장물인 줄 모르고 구입한 보이 조지는 반환 요구에 흔쾌히 동의한다. 케이지와 디캐프리오도 지인에게 선물받은 그림을 FBI에 양도해야 했다. 출처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비무장지대인 경의선 도라산역에는 2007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설치된 벽화가 2010년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2006년 통일부 의뢰로 작가이자 교수인 이반이 접부벽화 형태로 제작한 그림이었다. 정권이 바뀐 2010년 통일부가 작가와 상의도 없이 폐기와 다름없는 방식으로 철거한 것이다. 작가는 예술의 자유와 저작인격권이 침해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결과는 어땠을까? 작가와 국가는 각각 어떤 논리를 내세웠을까?
책은 문화유산의 개념 형성과 역사부터 예술품의 출처를 통해 도난품 취득의 문제점,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원상회복, 반환, 본국 귀환, 동종물에 의한 원상회복 등 유네스코 환수 용어 뒤에 감추어진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로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로 유명한 나치 약탈품을 통해 약탈품을 되찾는 여정도 들여다본다.
김병연 지음 | 역사비평사 | 4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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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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