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복원된 정주영의 메시지…“인본주의 이어 받아 EV 시대 선도”

장우진 2023. 11. 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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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3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발언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오른쪽 세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13일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현장. 장우진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헤리티지 전시공간에 전시된 현대차 최초의 전기차 프로토타입 '쏘나타(Y2) EV'. 장우진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헤리티지 전시 공간에 전시된 소품. 장우진 기자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 고(故) 정주영 현대자동차그룹 선대회장이 과거에 했던 말이다.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13일 열린 기공식에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정주영 선대회장 육성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본주의 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고자 하는 정 선대회장의 뜻이 고스란히 담겼다.

정 명예회장은 특히 "자동차를 만들어 본 경험도 없었지만 의지만큼은 가득했다. 전 세계에 우리의 차가 달리게 되기까지, 이 모든 기적을 이룬 것은 다름 아닌 현장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었다"며 사람 중심의 인본주의 경영 철학을 강조했다.

정 회장도 선대회장의 뜻을 되새겼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의 재산은 사람이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휴머니티로 그 틀 안에서 애기하고 있다"며 "선대회장이 생각하신 그 정신(인본주의)과 '하면 된다'는 생각, 근면한 생각 등을 중심으로 해 노력할 각오로 전 임직원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일화도 이날 행사에서 관심을 끈 대목이었다. 1991년 울산공장장을 지낸 김억조 전 부회장은 "2006년 정 명예회장에게 남양연구소에서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의 개발 과정을 브리핑한 적이 있다. 정 명예회장이 개발비를 물어 '8000억원'이라도 답했다"며 "당시 정 명예회장은 '이 차는 내가 돈 벌려고 하는 차가 아니다. 후세대가 먹고 살기위한 기반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해 뭉클한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김 전 부회장의 발언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200여명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장재훈 사장은 울산공장 초창기 멤버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과거 울산공장장을 지낸 윤여철 전 부회장, 김억조 전 부회장, 윤갑한 전 사장과 엔진·공작기계 등의 국산화에 힘쓴 자우회 울산분회 구성원(현대차 퇴직자 모임), 1960년대 말에 입사한 초창기 기술기사 등을 직접 소개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또 하나의 꿈을 향한 문'을 콘셉트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문을 열고 새로운 꿈인 미래 EV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메시지의 세레모니가 진행됐다. 이 세레모니는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인 손종원·류주영 기술사원이 맡아 과거 50여년의 노력을 밑거름으로 새로운 50년을 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편 이날 축사엔 나선 김두겸 울산시장은 "정 회장의 결단에 거듭 존경과 온 마음을 다해 120만 울산시민을 대표해 감사 말씀 드린다"며 수차례 감사를 표했고, 박성민 의원과 장영진 차관은 "울산이 2차전지 특구로 지정되면서 현대차 EV 공장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울산공장은 1968년 조립 공장으로 출발했으며, EV 공장은 1980년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차량 테스를 위해 지은 종합 주행시험장 부지에 들어선다. 과거 이 곳에서는 쏘나타, 엑센트, 아반떼 등 글로벌 장수 모델의 성능 테스트가 이뤄졌다.

현대차는 1991년 현대차의 최초의 전기차 프로토타입인 '쏘나타(Y2) EV'를 개발했으며, 이듬해엔 첫 무인 자동차가 주행시험장 내 험로인 '벨지안로'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첫 수소전기차 투싼ix가 세계 최초로 양산됐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꿈의 시작', '꿈의 실현',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 등 3가지 주제로 구성된 헤리티지 전시를 운영한다. 최초로 생산한 코티나 복원 차량, 포니의 탄생부터 수출 전용부두 건설과 주행시험장 완공 등 울산공장의 발전 과정, 전기차 프로토타입 쏘나타(Y2) EV 차량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 홀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 공개될 계획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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