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흑자' 한전, 4분기엔 다시 적자 불보듯
전기료 인상·연료비 감소 덕
10분기만에 적자 탈출 불구
유가·원화값 불안 지속 여전
가스공사는 영업익 2304억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3분기에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반짝 흑자'를 기록했다. 잇단 전기요금 인상에 에너지 가격이 한때 하락하면서 연료비 등을 아낀 덕이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와 달러당 원화값이 불안한 상황에서 전기요금 추가 인상은 사실상 무산된 만큼 4분기부터는 다시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24조4700억원, 영업이익이 1조996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23.8%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한전이 분기 적자에서 벗어난 건 2021년 1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이다.
한전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전기요금 인상이 결정적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요금 인상으로 벌어들인 전기 판매 수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8% 오른 13조828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그 결과 올해 1~9월 킬로와트시(kwh)당 판매단가는 151.1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16.4원)보다 29.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이 한때 하락하면서 연료비를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력 수요 감소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자회사 연료비를 2조6599억원 아꼈다. 실제 같은 기간 t당 유연탄 가격은 평균 184.5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54.9달러)보다 4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4분기부터 다시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겹치면서 에너지 가격과 달러당 원화값이 불안정한 탓이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은 1300원 안팎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했으나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대기업 요금에 한정됐다. 요금 인상으로 올해 말까지 4000억원, 내년에는 2조8000억원을 더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한전이 갚아야 할 이자 수준에 불과한 만큼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실제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한전은 매출 21조8973억원, 6793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약 6조5000억원으로, 2021년 이후 누적 적자만 약 45조원에 이른다.
한전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으로 인해 흑자 지속이 불투명하다"며 "자구 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해 경영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도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8893억원, 영업이익이 230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6.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60.7% 증가했다.
도시가스 민수용(가정용·일반용) 미수금은 12조520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7.9% 증가했다. 가스공사는 가스를 사온 금액보다 싸게 팔아 적자가 생기면 '미수금 자산'으로 분류해놓고 이후 요금 인상으로 이를 회수한다.
가스공사 역시 4분기 실적은 불투명하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정부가 가스요금 동결을 결정하면서 미수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 수요가 집중돼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이라며 "앞으로 가스공사 미수금과 재무 구조를 보고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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