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추천땐 수십만원 구매포인트 … 2030 파고드는 中쇼핑앱
中직구앱 테무 '맞추' 열풍
90% 할인·무료반품 앞세워
10월에만 회원 172만명 확보
30만원짜리 韓브랜드 패딩
1~3만원 짝퉁 대놓고 광고
"가품 단속·세금 부과 등
국내 업체와 동일기준 필요"
"테무 맞추(맞추천)해용." "테무 신규 한 분 찾습니다." "테무 기존, 신규 추천인 맞추 삽니다."
13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테무를 검색하니 수시로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용자들은 서로 테무 가입자로 추천해주고 포인트를 얻기 위해 '테무 맞추'를 구했다. 테무는 이용자가 신규 고객을 초대하고,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5만포인트를 받아가는 사람부터 많게는 수십만 포인트를 수령하는 가입자까지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중국 직구 앱 테무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대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에서 테무 앱을 휴대폰에 설치해둔 사람은 378만여 명이다. 이는 886만 고객을 확보한 알리익스프레스의 42% 수준이지만, 가입자 증가세는 테무가 더 가파르다.
지난달 테무 신규 가입자 수는 172만여 명으로 98만여 명인 알리익스프레스보다 2배가량 많다. 이달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이아이를 인용한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테무가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데 걸린 기간은 88일로, 알리익스프레스(366일)의 4분의1, 11번가(590일)의 7분의 1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중국 직구 몰은 포인트 보상뿐 아니라 최대 50~90%에 달하는 할인가를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연말 쇼핑시즌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구매 후 30일 이내에 해당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차액을 환불해주기도 한다. 테무는 이 밖에 무료 배송과 전 주문에 대한 1회 무료 반품, 미배송 건 전액 환불 정책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직구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염가에 구매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어차피 국내 앱을 써도 중국산이 많은데, 공산품은 중국 앱으로 사는 게 이득인 듯하다"고 말했다.
알리·테무·쉬인을 통한 중국 직구 증가는 소비자 후생 증가라는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가품 문제가 여전해 지식재산권 침해 소지가 존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구글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짝퉁' 키워드 조합으로 검색해서 알리익스프레스에 접속하면 '짝퉁 가방 특가를 찾고 계신가요? AliExpress에서 다양한 짝퉁 가방 상품을 탐색하며 고객님께 꼭 맞는 베스트 상품을 만나보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뜬다. 국내 이커머스가 모방품을 철저히 단속하는 것과 달리 중국 직구 앱은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가품은 이미 국회에서도 이슈가 됐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중국산 가품 판매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의원들은 "30만원짜리 한국 블랙야크 겨울 패딩 점퍼 모조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한국 전체 거래량 대비 가품 이의 제기는 0.015%"라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중국 업체와 공평한 경쟁을 펼치기 위한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직구 앱이 국내 유통업계의 경쟁을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짝퉁 상품 판매에 대한 단속이나 세금 부과 측면에서 우리나라 업체와 비슷한 부담을 지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직구 인기가 글로벌 현상이 되면서 각국 유통업계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중국 유니클로'로 불리는 쉬인의 미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올해 3분기 3020만명으로 2021년의 2배를 넘었다. 테무는 출시 1년 만에 쉬인 사용자 수를 넘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앱에 등극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쉬인과 테무의 미국 내 성장세에는 미국 무역제도의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800달러(약 105만원) 이하 수입품 패키지는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로 불리는 간소화된 절차로 관세 없이 통관되는데, 중국 업체가 미국에 직판하면서 무관세로 현지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이에 얼 블루머나워 민주당 하원의원이 최소 기준 면제 대상에서 중국산 제품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초당적 법안을 발의할 정도로 미국 정계는 중국 직구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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