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받는 아이들 보고 긍지 느꼈는데…돌아온 건 폐암뿐”

박소영 기자 2023. 11. 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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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같은 손으로 배식을 받고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긍지를 느꼈는데...폐암이라는 진단은 정말 참담했습니다."

13일 오후 2시께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학교급식실 폐암산재 추방 및 무상급식지키기 인천지역 공동대책위(이하 대책위)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교 급식실 노동자 최모씨(50)가 폐암 산재 예방 대책을 요구하며 이같이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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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실 노동자 6명 폐암 판정
인천지역 32개 단체 대책위 발족
13일 오후 2시께 인천교육청 정문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인천지부를 포함한 32개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급식실 폐암·산재 추방 및 무상급식지키기 인천지역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2023.11.13/ⓒ 뉴스1 박소영 기자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배식을 받고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긍지를 느꼈는데...폐암이라는 진단은 정말 참담했습니다.”

13일 오후 2시께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학교급식실 폐암산재 추방 및 무상급식지키기 인천지역 공동대책위(이하 대책위)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교 급식실 노동자 최모씨(50)가 폐암 산재 예방 대책을 요구하며 이같이 호소했다.

학교 급식 조리사로 13년을 근무한 최씨는 2021년 8월 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폐암 의심판정을 받았다. 그는 올해 1월 오른쪽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뒤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조리사 4명이 400여 명의 급식을 책임져야 했던 근무 환경을 설명하며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개식 시간에 맞춰 짧은 시간 안에 요리를 해야 했다. 고열과 기름 냄새로 항상 두통과 매스꺼움에 시달렸다”며 “뜨거운 열기에 약품 냄새를 맡으며 3시간 정도 설거지를 해야 하고 매일 해야 하는 락스 청소는 저의 건강을 위협했다”고 호소했다.

인천시교육청과의 단체협약상 유급 병가 일수는 1년에 최대 60일에 불과해 현재 최씨는 무급휴직을 낸 상태다. 그가 받은 산재 판정서에는 발암물질인 ‘조리흄’ 과다 노출·흡입으로 인한 폐암 발병이 적시됐다.

13일 오후 2시께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린 학교급식실 폐암 산재 대책 마련 기자회견에서 학교 급식실 노동자 최씨(50)가 억울함을 토로했다.2023.11.13/ⓒ 뉴스1 박소영 기자 ⓒ News1 박소영 기자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10년차 이상, 55세 이상 급식실 노동자 1848명의 폐 CT 검진 결과 4명이 폐암 판정을 받았다. 이상 소견을 보인 노동자는 47.73%(882명)다.

올해 5월부터 검진 대상자가 아니었던 급식실 노동자들의 CT 검진이 진행되고 있는데, 2명이 추가 확진돼 모두 6명이 폐암을 투병 중이다.

인천시교육청이 환기시설 개선 공사를 3개년에 걸쳐 추진하고 있으나, 노동자들이 생활고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인천지부를 포함한 32개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위를 발족했다.

대책위는 “정부와 인천시교육청은 폐암 산재 피해자를 위한 복무와 생계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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