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R&D 효율성, 특허전략에 달렸다
최근 중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반도체, 항공, 양자 등 공격적인 굴기 정책으로 기술 패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견제에도 올해 9월 7나노급의 첨단 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중국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미국의 태도에서 보듯이 기술 안보는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우리도 작년 10월 기술 패권경쟁 시대에 경제 안보에 기여할 국가 차원의 전략기술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금년에 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특히 법에는 국제 기술 동향의 신속한 파악·분석 및 활용을 위해 매년 특허 동향을 분석하고 중복 투자 방지,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특허전략 실시 의무화가 반영되어 있다. 이는 국가 경쟁력 확보와 기술 안보 달성을 위해 특허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특허전략은 5억3000만여 건의 특허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하여 강한 특허를 만들고,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다.
특허전략을 통해 나오는 특허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출원이 1% 증가하면 1인당 GDP도 0.65%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뮌헨대). 우리나라도 특허출원과 경제(GDP), 정부·민간 연구개발비를 비교해 보면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또한 특허는 기업의 성장과도 정의 상관관계가 있고(하버드대), 스타트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특허를 보유했을 때 미보유 기업과 비교하면 35배 높다는 MIT 보고도 있다.
특허는 산업과 기업의 성장 관점에서도 선행지표로서 의미가 있다. 2021년 서울대는 특허를 통한 기술 추격이 시장가치의 추격보다 선행된다고 했다.
예시로 삼성은 먼저 특허로 소니를 따라잡았고, 이후 시가총액, 브랜드 가치 등 기업가치에서 추월했다면서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산업과 기술의 경쟁력 파악과 위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허청의 디스플레이 혁신전략 보고서(2019년)를 보면 2017년 OLED 기술 분야에서 특허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는데, 2023년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OLED 생산능력에서 2025년께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특허와 시장은 같이 움직인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으며, 경제와 산업, 기술의 흐름을 보려면 특허를 먼저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특허전략은 R&D 투자의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2023년 특허청 발표에 의하면 특허전략을 지원한 결과 중복 연구 방지 등 R&D 효율성 제고로 지원 비용 대비 12.3배인 13조8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고 한다. 특허청과 함께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지난 10년간 특허전략을 통해 R&D의 투자 효율성을 제고해 왔고,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도 이러한 역할을 이행하기 위한 최고의 전략전문가로 구성된 국가전략기술 지원단을 구성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투입 극대화 전략을 통해 빠른 성장을 도모했다면, 지금은 한정된 R&D 투자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특허전략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재우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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