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대학수요 최대 4000명 육박…의사 늘리기 힘실려
전국 대학들이 정부에 요구한 의대 입학 정원의 최대 증원 수요가 40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증원을 대학들이 요구한 만큼 증원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연합뉴스가 각 대학으로부터 취합한 결과 등을 종합하면 의대를 둔 전국 40개 대학이 2030년도 의대 입학 정원 최대치로 제시한 수치는 3000명대 후반인 것으로 추정된다. 많으면 4000명에 육박하는 수치일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전국 의대정원의 합이 3058명인데, 대학들은 7년 후인 2030년도 입시에 최대 7000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정원을 늘리자고 요구한 것이다.
증원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은 정원 50명 이하인 이른바 '미니 의대'나 지방 국립대 외에,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들도 정원을 대폭 늘려줄 것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미니 의대'가 2∼3배로 정원을 늘려줄 것으로 요청했고, 지방 국립대들도 정원을 현재의 2배 넘는 수준으로 증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원이 40명인 제주대와 울산대, 가천대는 2.5배인 100명으로 증원을 요구했고, 정원이 49명인 충북대는 3배 이상인 150명으로 증원을 요청했다. 건양대와 동아대는 정원을 49명에서 120명으로 늘리기를 각각 희망했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들도 증원 확대에 적극적이어서 현재의 2배가 훨씬 넘는 수준으로 정원을 늘려 줄 것을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고려대의 경우 현재 정원이 94명인데 2030년까지 최대 250명(2.7배)로 늘려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복지부는 연합뉴스의 집계치에 대해 "공식 발표 전에는 수요 조사 결과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국 40개 대학에 희망하는 의대 증원 규모를 제출할 것을 요청해 지난 9일까지 2주에 걸쳐 수요 조사를 했다. 2025년∼2030년 사이 6년간 각각의 희망 증원 규모를 최소치와 최대치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25학년도 희망 증원 폭은 최소 2000명대 초반∼최대 2700명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2030학년도 희망 증원 폭은 3000명대 후반에서 최대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요 조사 결과가 곧바로 의대 증원 규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대학들이 그만큼 실제 교육 역량이 있는지 검증하는 한편 해외 주요국 대비 의사 부족 상황을 분석하고 의료계와 환자·소비자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증원 규모를 정하게 된다. 복지부는 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국의학교육학회,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의학교육점검반'을 조만간 본격 가동해 서류와 현장 조사를 통해 실사를 벌인다.
대학 설립을 위한 4대 요건인 교지(땅)·교사(대학시설),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을 충족하는지도 확인한다. 실제 증원 규모를 확정하는 데에는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로 쏠리는 '의대 블랙홀' 현상 같은 부작용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논의 상황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복지부는 의협과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의협이 '협의'의 대상일 뿐 '합의'할 상대는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협의 동의 없이도 의대 증원 폭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의사 파업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사태는 피하려 하고 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의협은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의장을 단장으로 새로운 협상단을 꾸리고 있어 조만간 의협과 정부 간 협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직 변수가 많지만, 의대 정원 증원 폭은 당초 예상했던 1천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사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있지만, 의대 정원을 갑자기 1천명을 대폭 벗어나는 수준으로 늘린다면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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