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오로라의 시간!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헌팅

김관수 기자 2023. 11. 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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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여행 버킷리스트가 된 오로라의 수도 옐로나이프
오로라와의 밀당, 쫓고 쫓기는 추격전 오로라 헌팅


캐나다 옐로나이프는 오로라의 수도로 불린다 (사진. 김관수)

[투어코리아=김관수 기자] 여행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버킷리스트 중 버킷리스트로 꼽히는 오로라. 그 대망의 광경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전 세계 최고의 오로라 여행지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다.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감동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은 하늘의 뜻. 하지만 오로라가 두 눈동자에 새겨지는 그 순간을 언제, 어디서 맞이할 것인지는 오롯이 나의 몫이다.


오로라의 수도 옐로나이프


인천을 떠나 장시간의 비행 후, 다시 밴쿠버에서 옐로나이프까지 이어진 만만치 않은 여정이지만, '오로라'라는 세 글자를 떠올리면 피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새하얀 가죽으로 박제를 한 북극곰이 환영인사를 건네는 옐로나이프 공항에서 도시의 크기와 분위기가 짐작이 된다.작은 공항을 빠져나오자 이미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에는 오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사전에 예약한 호텔로 가는 길, 도로는 흰 눈으로 가득 뒤덮여 있고, 체인을 감은 차량들은 거북이 걸음이다. 막 내린 눈이 아닌, 언젠가부터 녹지 못하고 그대로 쌓여있는 눈으로 뒤덮인 세상. 지금껏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혹독한 추위는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의 주도인 옐로나이프의 기온은 오로라를 가장 또렷이 관측할 수 있는 겨울시즌이면 영하 30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어마무시하지만, 그럼에도 오로라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가득 찬 여행객들의 얼굴 표정은 훈훈하고 온기에 찬 모습이다.


'오로라의 수도'라는 명성에 걸맞은 오로라 투어를 위한 인프라와 프로그램들, 그것들이 만들어 내는 강력한 서프라이즈들. 그렇게 옐로나이프의 오로라는 겨울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 세계인의 여행 버킷리스트가 됐다.

드넓은 설원이 펼쳐진 캐나다 옐로나이프 (사진. 김관수)

밀당의 시간, 오로라 헌팅


오로라는 빛의 놀이다. 때문에 오로라를 추적하며 다니는 오로라 헌팅은 긴장감과 스릴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오로라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자 밀고 당기는 일종의 게임이라 해도 좋다.


소리 없이 밤하늘을 내달리는 빛을 찾아 헌터들은 전용 차량을 타고 어둠을 가른다. 어둠과 눈길 속에서 숙련된 드라이버와 가이드가 오로라의 위치를 찾는다. 


도시 곳곳에 배치된 헌터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소식을 전달 받기도 하고, 오로라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어플 같은 문명의 혜택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오로라는 결코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우리의 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늘을 휘젓고 다니고, 때로는 여러 상황에 따라 아예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날도 많다. 


그럴 때면 차량 안에서는 적막과 함께 커다란 아쉬움의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용 차량을 타고 오로라를 찾아다닌다 (사진. 김관수)

헌팅을 통해 인생 첫 오로라를 쫓고 있는 마음이 점점 조급해지고 있었다. 이미 두 곳에서 허탕을 친 상황. 차량이 멈춰서기만 하면 추위에 아랑곳없이 삼각대를 세우고 하늘을 끊임없이 바라보기를 반복했다.


옐로나이프 시내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차디찬 어둠 속을 이따금씩 지나치는 자동차의 불빛이 깨우기만 할뿐, 더 이상의 빛은 나타나지 않는 곳. 


한 밤의 철책 앞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근무자의 쓸쓸함과 공포감 같은 것이 점점 짙게 밀려들고, 투어에 참가한 여행객들은 차 안에서 가만히 눈을 붙인다.


"오늘은 끝내 오지 않는 걸까?"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못 보고 돌아가게 될까?" 모두가 같은 생각에 빠지고 말았다.

오로라를 만나면 가장 먼저 오로라 앞에서 인증샷 (사진. 김관수)

얼음처럼 차가워진 카메라를 가방 속에 넣어 두고 차량이 다시 이동하기를 기다린다. 완벽한 어둠과 추위는 피로를 증폭시킨다. 그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던 순간, 맨 앞자리의 가이드가 말없이 문을 열고 내린다.


그리고 작은 불빛이 켜졌다. 하늘 위에 나타난 오로라는 TV와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두 눈으로 보는 오로라와 카메라가 보여주는 오로라는 다르다.


하늘 위를 순식간에 어지럽힌 그 흔적을 잡기 위해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10초, 15초.... 뷰파인더에 내가 기다리던 눈부신 오로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들의 함성과 미소는 오로라의 크기가 커질수록 함께 커졌고, 어느새 장갑까지 벗어 던진 두 손으로 삼각대와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다시 셔터를 누르고 렌즈에 담길 오로라를 기다리며 호흡을 멈추는 10여초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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