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대선까지 G2 갈등 악화 … 韓 균형외교가 답
한반도 비핵화에 中 도움 필수
중립 유지할 원칙·기준 세워야
사안마다 독립적 판단이 최선
中·대만 간 문제는 개입 안돼
◆ 세계지식포럼 ◆
"한국은 안보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합니다. 특히 미·중 갈등의 시기에는 한쪽에 쏠리기보다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립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할 때는 독립적인 기준(standard)에 따라 사안별로 판단해야 합니다."
자칭궈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가 매일경제와 만나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현재 국제 정치 판세에서 한국이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졌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매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제24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자 교수는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 고문이자 중국에서 미·중 관계 석학으로 꼽힌다.
자 교수는 현재 미·중 갈등이 미국의 '봉쇄정책'이며, 단순히 안보를 떠나 경제적인 동기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는 2024년까지는 쉽사리 갈등이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자 교수는 "미·중 사이에 불신과 적대감이 팽배한 데다 양측의 정치적 요인까지 더해져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양국 간 관계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오히려 내년에 미국 대선이 있어 미국 내 반중 수사가 유행하게 돼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양국이 이해관계를 많이 공유하고 있어 점진적인 개선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은 독립적인 기준을 갖고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 교수는 "현재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 기울면서 중국과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며 "어느 한쪽 편에 서려는 유혹(temptation)에 저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이 중립을 유지해야 하지만, 때로는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대신에 확고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특정 사안별로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이 중국과 대만 간 문제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자 교수는 "대만 문제는 중국 입장에선 국내 문제"라며 "한국이 중국의 국내 정치에 간섭하기보다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 교수는 중국과의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이 대북 문제 해결을 통한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중국은 미국의 봉쇄정책 때문에 대북 문제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중국인이 미국은 북한 문제가 없다면 모든 관심을 중국에 쏟을 것이라 미국을 도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도 핵무기를 가진 북한에 너무 많은 압력을 가해 적대적으로 만들고 싶어하진 않는다"며 "북한의 핵 포기는 오직 미국과 중국이 함께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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