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승 쿠팡 대표 연임 '로켓 질주' 이어간다

美 대규모 투자 유치 주도
5분기 연속 흑자 기록 성과
대만 등 해외진출 이어갈듯

올해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8조원을 돌파한 쿠팡의 강한승 대표(사진)가 3년 연임에 성공했다. 쿠팡은 고물가, 고금리 등에 따른 소비 침체 속에서도 사업 10년 만에 올해 첫 연간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대만에 쿠팡의 성공 모델을 이식하고 쿠팡이츠 배달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면서 신성장동력을 키워내고 있다. 강 대표의 연임으로 쿠팡이 추진해온 공격적 혁신 성장 기조가 앞으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13일 강 대표를 대표이사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 대표는 2026년 11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됐다. 2020년 11월 쿠팡에 합류한 그는 경영관리 부문을 총괄하면서 쿠팡 주식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쿠팡 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미국 투자 유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유통 시장에서의 고공 성장, 중소기업과의 상생 및 물류 확장에 기여한 것이 연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이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 행진을 이어간 것이 강 대표 연임의 핵심 원인으로 파악된다. 쿠팡은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8조10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1146억원을 내며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갔다.

강 대표의 핵심 성과로는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유치한 대규모 자금으로 국내 물류망 투자 확대를 이끌었다는 점이 꼽힌다. 쿠팡은 상장 첫해인 2021년 12억달러(약 1조4374억원), 지난해 7억달러(약 8716억원) 등 2조3000억원가량을 국내 물류센터 증설에 투자했다. 쿠팡은 창립 이후 6조2000억원을 배송 서비스 확장과 개선에 쏟아부었고 6만명 이상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서 서울고등법원 판사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거친 법조인 출신 강 대표의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6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만찬에서 강 대표를 만나 쿠팡의 한미 경제 협력과 기여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소상공인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한 상생경영도 대표 성과로 뽑힌다. 쿠팡은 2021년 지원금 4000억원을 조성해 전국 소상공인과 농축수산인들의 디지털 판로 개척에 투자했다.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의 매출은 2019년 대비 2022년 1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중소상공인 매출은 11% 감소했다.

다만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전통 유통 강자들도 최근 대대적인 인사·조직 개편을 통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유통 시장 규모는 약 625조원으로 이 가운데 '점유율 5%'를 넘긴 유통사는 신세계그룹(5.1%)이 유일하고 쿠팡(4.4%)과 롯데(2.5%)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재원 기자]